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최근 각종 교육 비리 등으로 스승의 날은 그 의미가 퇴색된 감이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스승의 날을 학기가 끝나는 2월로 옮기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처음 스승의 날이 생기게 된 취지나 의의만큼은 변함이 없다. 그 원래 의미를 짚어보기 위해 '스승의 날'의 유래를 따라가 봤다.
한 학생이 아픈 선생님들 방문한 것이 계기가 돼 충남 전역으로 퍼져
스승의 날 행사에 선생님에게 꽃을 달아드리고 있는 RCY 단원들. [사진=대한적십자사] 대한적십자사는 1958년부터 학교 발전에 공을 세운 교직원이나 병으로 퇴직한 교직원을 위로하는 행사를 적십자사의 날인 5월 8일에 실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 직접적으로 스승의 날 을 제정하는데 계기가 된 것은 충남지역의 한 학생이었다.
1963년 충남 강경고등학교의 윤석란(당시 17세) 학생은 병석에 누워 계신 선생님을 방문해 왔다. 윤석란 학생은 당시 JRC(RCY의 옛 명칭, 청소년 적십자단)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에게 선생님 방문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JRC 학생들은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아픈 선생님을 방문하는 것뿐 아니라 별도로 날을 잡아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퇴직한 선생님을 찾아뵙는 행사를 마련했다.
강경고등학교 학생들의 활동은 충남 지역에 전체로 퍼졌다. 충남 JRC 학생협의회는 강경고등학교 학생들의 행사를 충남 지역 전역에서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9월 21일을 충남 지역 ‘은사의 날’로 정하고 63년에 첫 행사를 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은사의 날’ 행사를 치른 충남지역 JRC 학생들은 이 행사를 전국에서 다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뜻을 모았다. 그리고 그 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12차 중앙학생협의회에서 이를 제안했고 전국 대표 학생들의 열렬한 찬성 속에 이 안이 통과됐다.
그리고 2년 뒤 1965년 4월 23일에 열렸던 JRC 중앙학생협의회에서는 우리나라 문화 교육발전에 큰 공헌을 해 민족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 그리고 이 행사를 JRC 단원뿐 아니라 전국 학생들이 동참해줄 것을 권유하는 권고문을 전국 학교에 보냈고 이를 계기로 스승의 날은 전국으로 퍼졌다.
1회 행사에 선생님들, 감격해 눈물 흘려
충남 강경고등학교에 세워진 스승의 날 기념 탑. [사진=충남 강경고등학교] 1965년 5월 15일 제1회 스승의 날 행사에서는 서울시내 125개 중고교 1만 3000명의 JRC 단원들이 아침 일찍 등교해 교문 앞에 서서 선생님들에게 ‘스승의 날,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리본이 달린 장미꽃을 꽂아 주었다.
스승의 날인지 모르고 학교에 나온 선생님들은 갑작스럽게 장미꽃을 받고 어리둥절했지만 단원들에게 설명을 듣고 감격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날 행사를 계기로 전국에서는 스승의 노고에 감사하는 행사가 잇달아 열렸다. 전국적으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리본 달기 행사가 열렸고 경남과 충남지역에서는 현직 선생님 중 병상에 계신 선생님이나 퇴직하신 선생님을 찾아 위문하는 행사를 했다. 또 전남 지역에서는 선생님 구두 닦기, 교무실 청소하기 등의 행사를 했다.
그러나 1973년 3월 모든 교육관련 행사가 국민교육헌장선포일로 묶이면서 스승의 날 행사는 위축됐고 같은 해 10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대대적인 스승의 날 행사는 규제됐다. 그렇지만 RCY 단원들은 자체적으로 스승의 날 행사를 치러왔다.
시간이 흘러 정부의 규제가 풀렸고 1982년 정부가 5월 15일 스승의 날로 기념일로 제정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스승의 날의 발원지인 충남 강경고등학교에서는 2000년 스승의 날 기념탑을 세우고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글쓰기 전국 백일장 대회를 매년 주최하고 있다.
현재 강경고등학교 교무부장 김형중 선생님은 “스승의 날의 발원지인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긍지를 느낀다”며 “좋은 전통을 잘 이어가 스승은 제자의 아픈 곳을 쓰다듬어 주고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역시 스승의 날이 모교에서부터 시작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강경고등학교 3학년 김진호 학생은 “우리 학교가 스승의 날 발원지라는 것을 입학해서 알게 됐다”며 “선배님들의 작은 실천이 스승의 날로 발전했고 지금까지 좋은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미디어다음 2005.5.14(토) 10:33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최근 각종 교육 비리 등으로 스승의 날은 그 의미가 퇴색된 감이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스승의 날을 학기가 끝나는 2월로 옮기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처음 스승의 날이 생기게 된 취지나 의의만큼은 변함이 없다. 그 원래 의미를 짚어보기 위해 '스승의 날'의 유래를 따라가 봤다.
한 학생이 아픈 선생님들 방문한 것이 계기가 돼 충남 전역으로 퍼져
스승의 날 행사에 선생님에게 꽃을 달아드리고 있는 RCY 단원들. [사진=대한적십자사]
대한적십자사는 1958년부터 학교 발전에 공을 세운 교직원이나 병으로 퇴직한 교직원을 위로하는 행사를 적십자사의 날인 5월 8일에 실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더 직접적으로 스승의 날 을 제정하는데 계기가 된 것은 충남지역의 한 학생이었다.
1963년 충남 강경고등학교의 윤석란(당시 17세) 학생은 병석에 누워 계신 선생님을 방문해 왔다. 윤석란 학생은 당시 JRC(RCY의 옛 명칭, 청소년 적십자단)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함께 활동하던 친구들에게 선생님 방문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JRC 학생들은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아픈 선생님을 방문하는 것뿐 아니라 별도로 날을 잡아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퇴직한 선생님을 찾아뵙는 행사를 마련했다.
강경고등학교 학생들의 활동은 충남 지역에 전체로 퍼졌다. 충남 JRC 학생협의회는 강경고등학교 학생들의 행사를 충남 지역 전역에서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9월 21일을 충남 지역 ‘은사의 날’로 정하고 63년에 첫 행사를 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은사의 날’ 행사를 치른 충남지역 JRC 학생들은 이 행사를 전국에서 다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고 뜻을 모았다. 그리고 그 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12차 중앙학생협의회에서 이를 제안했고 전국 대표 학생들의 열렬한 찬성 속에 이 안이 통과됐다.
그리고 2년 뒤 1965년 4월 23일에 열렸던 JRC 중앙학생협의회에서는 우리나라 문화 교육발전에 큰 공헌을 해 민족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다. 그리고 이 행사를 JRC 단원뿐 아니라 전국 학생들이 동참해줄 것을 권유하는 권고문을 전국 학교에 보냈고 이를 계기로 스승의 날은 전국으로 퍼졌다.
1회 행사에 선생님들, 감격해 눈물 흘려
충남 강경고등학교에 세워진 스승의 날 기념 탑. [사진=충남 강경고등학교]
1965년 5월 15일 제1회 스승의 날 행사에서는 서울시내 125개 중고교 1만 3000명의 JRC 단원들이 아침 일찍 등교해 교문 앞에 서서 선생님들에게 ‘스승의 날,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리본이 달린 장미꽃을 꽂아 주었다.
스승의 날인지 모르고 학교에 나온 선생님들은 갑작스럽게 장미꽃을 받고 어리둥절했지만 단원들에게 설명을 듣고 감격해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 날 행사를 계기로 전국에서는 스승의 노고에 감사하는 행사가 잇달아 열렸다. 전국적으로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리본 달기 행사가 열렸고 경남과 충남지역에서는 현직 선생님 중 병상에 계신 선생님이나 퇴직하신 선생님을 찾아 위문하는 행사를 했다. 또 전남 지역에서는 선생님 구두 닦기, 교무실 청소하기 등의 행사를 했다.
그러나 1973년 3월 모든 교육관련 행사가 국민교육헌장선포일로 묶이면서 스승의 날 행사는 위축됐고 같은 해 10월 정부의 방침에 따라 대대적인 스승의 날 행사는 규제됐다. 그렇지만 RCY 단원들은 자체적으로 스승의 날 행사를 치러왔다.
시간이 흘러 정부의 규제가 풀렸고 1982년 정부가 5월 15일 스승의 날로 기념일로 제정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스승의 날의 발원지인 충남 강경고등학교에서는 2000년 스승의 날 기념탑을 세우고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글쓰기 전국 백일장 대회를 매년 주최하고 있다.
현재 강경고등학교 교무부장 김형중 선생님은 “스승의 날의 발원지인 학교에서 근무한다는 것만으로 상당한 긍지를 느낀다”며 “좋은 전통을 잘 이어가 스승은 제자의 아픈 곳을 쓰다듬어 주고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는 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역시 스승의 날이 모교에서부터 시작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강경고등학교 3학년 김진호 학생은 “우리 학교가 스승의 날 발원지라는 것을 입학해서 알게 됐다”며 “선배님들의 작은 실천이 스승의 날로 발전했고 지금까지 좋은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