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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석정(石井) : 본래 석교와 동정 두마을을 합하여 1914년 행정구역 폐합시 석정리로 하였으나 그후 1947년 리동행정구역 개편시 석정마을로 독립되었으며 마을이 골짜기 안에 있어 한때는 “골안”이라 불렀고 암석위로 흐르는 물이 거울같이 맑다는 뜻에서 석정(石井)이라 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원래는 마을명을 “참우골”이라 불리어 왔다고 한다.
2004.12.13 08:39

일일교사

조회 수 2634 추천 수 0 댓글 9
작년 3월 말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나서 처음으로 자모회가 열렸다.
입학식 후에 처음으로 학부모와 담임선생님이 정식으로 만나서 얼굴을 마주보며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이다. 그래서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학교를 갔다.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며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도우미 할 사람도 정하고 나자 선생님께서 혹시 상담에 관심이 있거나
상담을 배운 적이 있는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고 하셨다.

평소 상담에 관심도 많고 교회에서 하는 상담 과정을 6개월 정도
다닌 적이 있는지라 손을 들었다.  
그랬더니 자신이 올해 학교의 상담 분야를 담당하게 되었는데
학기 중간에 한두 번 하루나 이틀씩 교육청 산하에서 교육이 있을 예정이고
그때 가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갈수 있으니까 그때가 되면 연락을 주시라고 하며 헤어졌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어느 날,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동안 상담 교육을 2회에 걸쳐 3일을 다녀왔는데 ‘상담’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일일교사를 좀 해 줄 수 없냐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겁부터 덜컥 나고 어떻게든 빠져 나가고 싶었지만
부담 갖지 말고 그냥 편하게 해주면 된다고 하도 간곡하게 이야기하시는 바람에
차마 거절을 하기가 어려웠다.

상담을 배우면서 좀더 일찍 이 세계를 알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생길 정도로
공감되는 것이 많고 전문적인 상담을 제외시키면 우리들이 사는 것 자체가
어쩌면 상담의 연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가지고 있어서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제공의 계기가 될 것도 같았다.

내가 수업을 해야 될 대상은 우리 아이가 속해있는 1학년이 아니라 6학년이었다.
수업 시작 전, 1학년 누구의 엄마라고 소개를 시킬 건데
아이의 명예도 걸려 있고 또 이왕이면 괜찮은 하루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어서
여기저기 자문을 구하면서 수업 준비를 하였다.
6개월 동안 배운 것들을 최대한 농축시켜서 어떻게 하면 한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전달을 할까 고민을 하였다.
심지어 원고를 써서 외워 갈까 하는 생각까지 하였는데 옆에서 말리는 바람에
과잉 의욕인 것 같아 그것은 그만 두었다.

수업 하루 전 날, 담임선생님께 수업 때 도화지와 색연필이 개인별로 필요하니
준비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전화를 하고 나서 수업 준비가 끝이 났다.
수업 당일 떨리는 마음을 애써 추스르며 학교로 갔다.
담임선생님의 소개로 6학년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6학년 교실로 안내를 받았다.
1교시부터 시작해서 3교시까지 하면 내 임무가 끝이 나는 것이었다.

먼저 6학년 1반 교실로 갔다.
선생님의 소개가 끝나고 나자 선생님은 교무실로 가시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간략하게 상담의 정의와 용어 그리고 필요성에 대해 설명을 했다.
좀더 나아가 대강의 학설까지도 준비를 했었는데 학습 분위기와 맞지 않은 것 같아
생략하고 상담기법으로 바로 들어갔다.
색연필과 도화지를 이용해서 필요한 것을 간단하게 그리게 하고
주로 문답식으로 수업을 진행시켰다.

상담이라는 분야 자체가 기본적인 이론이나 학설 부분을 빼고 나면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 같지 않게 할 수도 있어서 대체로 재미있어하며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첫 시간은 시간 안배를 잘못하여 쉬는 시간까지 해서 겨우 마무리를 하고
힘들때는 상담을 잘 활용하라는 당부와 함께 준비해간 프린트물을 한 장씩 나누어 주었다.
성적문제나 이성 문제 또는 부모님들과 문제가 생겨 상담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교육청산하 상담 도우미들의 연락처가 적힌 프린트물이었다.

같은 내용으로 반만 달리하여 수업을 하니 다음 시간은 좀 더 여유도 생기고
시간 안배에도 신경을 썼다. 그 다음 시간은 더 할만했다.
그렇게 해서 무사히 일일교사를 마쳤다.
초등학교 수업시간은 1시간이 40분이라 생각보다 1시간이 훨씬 빨리 지나갔다.
그 동안 긴장했던 것이 억울할 정도였다.
수업시간이 어땠느냐는 육학년 선생님들의 질문에 “좋고 괜찮았다.” 라는
짧은 말로 대답을 하고 고마워하는 담임선생님과 인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내 대답과는 달리 발걸음이 무거웠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몇 명 모였다 하면 제일 많이 하는 이야기가 정치와 교육이라고 한다.
또 묘하게 둘의 공통점은 잘한 것은 그냥 넘어가고 잘못된 것만 집중적으로
성토를 하는데 거의 내 탓이 없고 대부분이 남 탓이라는 점이다.

주입식 교육이 아이의 창의성을 떨어뜨리고, 제도가 나빠서 대학 가기가 힘들고,
다른 집 아이가 다니니까 우리 아이도 학원을 안 보낼 수가 없고, 선생님이 문제가 있어서
아이가 학교에 적응을 못하고, 다른 아이 때문에 우리 아이가 안 싸울 수가 없고 등등
열거를 하기가 끝이 없을 정도이다.
더구나 조기유학이나 해외 연수 바람을 타고 돈이 없는 부모는 괜히 자식 앞에
주눅이 들어야하는 새로운 풍조까지 생겨나고 있어서 돈이 없어서
공부를 할 수 없다고 큰 소리 치는 자식들이 생겨나지 않을 까 겁도 난다.

그런데 하루 일일 교사를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이 모든 문제 이전에 피부로
절실하게 느껴지는 문제가 다른 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바로 가정교육의 부재였다.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는 인사도 잘하고 예쁜 아이들이 공동체라는 집단으로 들어가자
그 모습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은 미처 수업할 준비와 자세가 안 된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40분 수업 시간에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잘 안되는 아이들이 제법 있었다.
초등학교 6학년정도면 수업 시간에 돌아 다녀서는 안 되고
다른 친구가 발표를 할 때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것쯤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의미 없는 말대꾸는 시도 때도 없이 하여 수업 분위기를 흐리면서
정작 특정 주제에 대해 발표시간이 주어지면 간추려서 논리적으로
말을 할 줄 모르는 아이들,
밝고 경쾌한 것은 좋은데 지나치게 가볍고 산만하며 참을성이 없고
깊게 생각하기를 싫어했다.
공동체에 속해 있으면 첫 번째로 배워야 하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를 못 배운 아이들이 많아 보였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더 어렸을 때 집에서 충분히 받았어야 할 이런 교육들이
뿌리가 약해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제대로 된 수업을 하기가 힘들게 산만하고
힘 있는 아이들이 힘없는 아이를 괴롭히며 내가 먼저 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양보를 모르는 아이로 만든 것 같았다.
그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놓고 학교가 어떻고, 선생님이 어떻고, 친구들이 어떻고
하면서 남 탓을 하고 있었다.

나 또한 별로 다르지 않았다.
우리 아이는 똑똑하고 얌전해서 별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일교사 한 번 하고나니까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선생님들이 날마다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보고 느낄 수가 있었다.

이제는 웬만해서는 무슨 문제가 있어도 선생님들한테 따지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일이 어떻게 됐는지 자초지종을 충분히 들어주고 먼저 내 아이에게
문제는 없었는지 돌아 봐야 할 것 같았다.
일일교사 하루 하고 나니까 이렇게 생각이 달라지는데
일일교사 제도의 부작용을 몰라서 하는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학교는 왜 이런 좋은 제도를 활용 안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 특히 엄마들을 의무적으로 한 번씩 돌아가면서 일일교사를 시키면
좀 더 효과가 있을 텐데 아쉽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꼭 특별한 걸 하라는 법은 없을 테니 옛날 우리 자랄 때의 이야기도 좋고,
인생 선배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도 괜찮을 것 같고,
정히 할 것이 없으면 ‘된장찌개 맛있게 끓이는 법’이라는 주제로라도...
그렇게 해서 학교에 가서 자기 아이들의 실상을 보고 나면 뭔가
느끼는 것이 있을 것이기에...

그로부터 1년이 더 지났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아이들 때문에 수고 하시는 선생님들의 노고를
잊지는 않았기에 학교에 자모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나 도우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자주
하고 살지만 양보할 대상이 없는 외동아이로 우리 때와는 비교가 안 되게
결핍을 모르고 자라는 내 아이가 학교에 가서 어떤 식으로 선생님을
힘들게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또 그러지 않을 거라는 자신도 없다.



?
  • ?
    울산댁 2004.12.13 08:46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고
    처음 등교하는 선생님 하는 친구의 마음을
    언잖게 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서둘러서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이
    의외로 자기 아이들의 실상을
    잘 모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

    이번에 합창단 하는 아이들 30명과
    4박 5일을 동행하면서도
    절실하게 느꼈던 문제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오죽 했으면 '극기 훈련'이라는
    표현을 썼겠습니까??
  • ?
    이철영 2004.12.13 13:56
    안녕?
    1일 교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구나.
    뭐랄까?
    그저 고맙다고 해야할까?
    함께 느끼고 고민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니 말야.
    네가 일일 교사라는 형식으로 아이들을 대한 감정이라면, 처음 교생 실습을 나가
    어떤 말로 아이들을 대할까? 어떤 표정으로 대하면 될까?
    나 지금 죄짓은 거 아니겠지?
    무지 떨리고 가슴 설랬던 기억이 난다.
    벌써 20년전 일이지만
    남 앞에서 서서 아니 그들의 눈 높이를 맞춰서 나의 마음을 연다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일이었는데
    그게 내 직업이 되어 있으니
    지금도 얼마나 애가 타는지
    해마다 새 학년을 맞고 새 식구를 맞이할 때마다
    같은 떨림이 계속되다는 거 그게 일일교사의 마음과 같을거야.

    실타래가 엉키면 잘 안풀리지?
    한 해 잘못 실타래를 감으면 1년 내내 힘들 때도 있다.
    한 올 한 올 실타래를 풀어가듯이
    부담 갖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하면 내게 미소를 지어주는 것을 지금은 조금 알지만
    그래도 아직은 이다.

    상담활동으로 항상 네 자신을 돌볼 수 있겠구나.
    나 아닌 타인의 마음을 그렇게라도 헤아리고 감싸 안으려는 너의 따뜻함이
    보여 너무 좋다.
    겨울 햇살, 양지 바른 곳 비추는
    아마 네마음 일 것 같구나.

    점심시간 조금 쪼개서 네게 보낸다.
  • ?
    양현 2004.12.14 00:49
    잘읽었네.
    그러지 않아도 아내 친구네가
    9명(줌마 3, 아이들 6, 모두 초등)을 끌고 언어 연수를 온다고
    지난 주에 왔는데
    괜히 내가 걱정이 되는구만...
  • ?
    울산댁 2004.12.14 06:04
    이샘!!
    이제 마음 풀렸지?

    "상담 활동으로 항상 네 자신을 돌아 볼 수 있겠구나.
    나 아닌 타인의 마음을 그렇게라도 헤아리고 감싸 안으려는 너의 따뜻함이 보여 너무 좋다."
    무슨 그런 말을 ...
    나 그렇게 이타적인 사람은 절대 못 된다네.

    이십대 시절 종교에 무척 관심이 많아서
    교회를 여기저기 열심히 들락거린 적이 있었네.
    그런데 왜 그렇게 독특한 사람들이 많은지?...
    많이 바라지도 않아? 그냥 상식이 통하는
    평범하기만 해도 좋겠는데
    그 독특한 인간들이 싫어서 결국은 교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이십대를 날려 보냈지.
    나중에 사십대에 가까워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네..
    나 처럼 자기 스스로 발걸음을 하는 사람은 자기의 부족함때문에
    교회를 오는 거라는 걸...

    그런데 상담도 마찬 가지더군.
    어째 그리 독특한 인간이 많은지...
    나도 나 자신이 감당이 안 되서 상담을 배우러 간 거였고,

    우리를 가르치던 어떤 강사가 그러대.
    속된 말로 팔자가 쎈 사람이 상담을 배우러 기웃 거린다고.
    나는 그 말이 너무 재미 있어서 박수치며 웃었네.
    굉장히 공감 되는 말이었거든.

    그래도 재미는 있대.
    상담은 단계별 과정이 있고 배우는 것이 끝이 없는데
    겨우 초보 과정만 끝내고 더 진전을 못 봤네.
    수강료는 왜 그리 비싸고 학벌은 왜 또 따지는지...
    하지만 좋은 경험이었어.

    상담 과정 6개월 하고 강의 했다면 웃을 일일 정도로
    경험이나 경력이 중요한 동넨데
    그때 담임 선생님이 상담에 너무 문외한이어서
    나에게 그런 일을 시켰다네.
    어쨌거나 좋은 추억 하나를 남겨 주었어.

    학교에서 만난 우리 동네 아이들이 '아줌마'로
    불러야 할지 '선생님'으로 불러야 할지 헷갈려 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네.
    그래서 그때 내가 그랬지.
    오늘은 선생님으로 왔으니까 선생님으로 부르라고...

    나이를 먹어서야 내가 선생님을 했으면
    꽤 유능한 선생님이 될 수도 있는 적성을 타고 났음을
    알게 되었네.(초등학교 말고 조금 큰 애들.
    초등학생들은 솔직이 조금 무섭네)
    어쩌면 체질에도 맞을 것 같고.

    어느 책 제목처럼 사십대인 지금 내 자신을 아는 것 만큼
    이십대에 그렇게 나를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
    누구나 그렇겠지만 말일세...
  • ?
    울산댁 2004.12.14 06:22
    양현이 친구!
    이샘에게 너무 길게 써 버려서
    다른 칸으로 내려 왔네.

    이유와 민폐와 결과를 따지기 이전에
    미국까지 아이들을 끌고 간 아줌마들의
    정력과 경제력 기타등등이 부럽구만.

    한국 아줌마들 극성은 알아 주어야 하는데
    어떤 이유로든 한 동안 괴롭겠네.
    심신이 건강하게 살아남기를 바라며...
  • ?
    양현 2004.12.14 06:51
    울산댁,
    괴로울 것까진 없고
    기냥 엄려가 된다 그말이제..인자.

    글게, 울산댁이 좋은 상담선생님이나,
    선생님이 될 뻔 했구먼.
    아직 안 늦었째?
    안그려?
  • ?
    울산댁 2004.12.15 10:55
    어제는 같은 동네에 사는 다른집이랑
    두 집이서 '돼지 고기 뒷고기'를 먹으러 갔습니다.
    두 집다 큰 남자들은 빼고
    몸집 큰 여자 2명에 작은 남자 3명
    이렇게 5명이 갔었지요.

    돼지 고기 뒷고기를 어제 처음 먹어 보았드랍니다.
    이때까지는 '뒷고기' 그래서
    그냥 돼지 뒷다리에 있는 어떤 특별한 부위를
    말하는 줄 알고 먹어 볼 생각은 못한 채 살았습니다.
    외식으로 돼지고기하면 그냥 삼겹살이나 목살
    돼지 갈비정도 먹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같은 동네에 사는 살림 잘하는
    알뜰한 어떤 아줌마가
    가르쳐 주더군요.
    뒷고기의 정체와 값이 싸고 맛도 있으니
    한 번 먹어 보라고 권하기까지 하면서요.

    마침 어제 두 집다 물주 할 사람도 없고 해서
    애들 몰고 값도 싸고 맛이 있다는
    그 뒷고기를 먹으러 가게 되었답니다.
    뒷고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기도 했었구요.

    5인분을 시켰는데 잘게 토막이나서 한 입에
    먹기에 좋은 고기가 새송이 버섯과
    함께 나오대요.
    저처럼 그런 고기를 처음 본 우리 일행에게
    제가 들은 대로 설명을 했습니다.
    돼지 고기 뒷고기는 삼겹살이나 목살, 갈비등
    주요 부위를 잘라 내고 남은 부분을
    잘라낸 고기라고요.

    그랬더니 듣고 있던 우리집 아들놈이 그러대요.
    "엄마! 그럼 이건 쓰레기 고기네요??"

    가게가 좁아서 주인 아줌마도 듣고 있고
    먹으려고 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굽고 있는 고기를
    보면서 그렇게 말해 버리니까
    민망하기도 하고 좀 느낌이 이상해서
    "아니 그런게 아니고..." 하면서 얼른 수습을 했습니다.

    아들놈 말 때문인지 잘게 토막난 고기들이
    꼭 쓰다 남은 고기 먹는 것 같아서
    좀 찜찜 하기는 했지만
    굳이 가위질을 하지 않아도 되고 해서
    아이들 먹이기는 좋드라고요.
    쫄깃쫄깃 한 것이 맛도 그런대로 괜찮았구요.

    생전 처음 고기 먹어 본 놈들처럼
    열심히 고기를 먹어 대는 세 남자 양껏 먹이고
    두 아줌마도 양껏 먹고 된장 찌개에 밥 먹고
    음료수도 3병이나 마시고...

    9인분을 시켰는데
    1인분은 다 못먹어서 김치찌개하게 싸 달라 하고
    계산을 해 보니 27,500원이 나왔습니다.
    적당하게 시켰으면 25,000원으로 끝장을 볼 수도 있었는데...
    싸긴 싸더라구요.

    돌아 오는 길에 고기가 어땠느냐 물으니
    맛있었다고 합창하는 3놈 때문에
    돈이 아깝지는 않았지만
    다시 먹으러 갈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너무 잘게 토막난 고기때문에요.

    *저처럼 아직도 '돼지고기 뒷고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한 번 써 보았습니다.
  • ?
    이철영 2004.12.15 18:03
    돼지고기 뒷고기를 읽고,
    울산댁,
    그것도 글감이 되는구나.
    참 부럽다.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좋은 글이 나오기를 무지 기대하지.
    나 또한 아이들에게 글감을 너무 어렵게 잡지 말고 우리 주위에 산재해 있는 것들 중에서
    찾아보라고 한다네.
    하지만 울산댁처럼 이렇게 쉽게 그러면서도 그 속에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글감을 찾는 능력
    이 없다네.
    그것이 무지도 부럽네.
    이웃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도 그렇고.
    애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마냥 흐뭇해하는 엄마의 모습이 보이는 것도 같고

    그리고 나 절대로 맘 상한적 없네.
    그러니 맘 풀릴 일도 없겠지.

    어제 울산댁의 글을 보았으나
    일이 너무 밀려 댓글 달지 못하고
    이제사 글 올리네.
    하루 종일 교육청에 기고할 원고 끄적이다
    이제야 시간이 좀 나네.
    담에 시간이 많이 나면 우리가 함께 했던
    초등학교 시절을 추억하고 싶네
    아마 지금 저녁 식사 시간이겠지.
    오늘도 아들과 좋은 시간 갖고 행복하시게.
  • ?
    박오심 2004.12.17 21:02
    내일 볼 수 있을려나...
    기다려진다
    혹 오게 되면 사람이 많아서 찾기가 괜찮을란가
    모르겠다
    전화해라
    좋은 밤 보내고
    골안 사람들 모두 모두 사랑해용(img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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