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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평지(平地) : 어전(於田)이란 지명은 본시 고개밑에 마을이라하여 “늘앗” 또는 “고개밭”이라 부르던 것을 한자로 어전(於田)이라 표시(表示)했다. 그후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어전리(於田里) 동쪽에 있는 “늘앗터”를 평지마을로 개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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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남자 4박 5일의 아름다운 동행
 

 


우리는 태어나서 수많은 인연들을 만들며 살아간다.
험한 세상을 만나 산 오르듯 사는가 하면
이성을 만나 사랑을 배우다 가정을 꾸리며 새로운 인연도 만들어 간다.
그 중 배움의 터에서 만난 동창의 인연은 연인과의 만남보다 더 진하고 귀하지 않을까?
오늘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두남자의 4박 5일 아름다운 동행길을 한번 따라가 보자.

2008년 하계휴가를 7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을 잡았으나 바쁜일로 7월 30일 부터 3일까지로
다시 연기하니 31일이 월말이고 해서 나홀로 마무리를 하고 있는데 금사오 총무 류중남 친구한테 문자가 들어온다.
"휴가 안 갑니까?" '네 오늘 심야버스로 지리산 천왕봉이나 다녀올까 합니다'
"그럼 같이 갑시다" '네 지리산 간다구요, 그러면 심야버스로 갑시다?'
"그러지 말고 지금 당장 떠납시다, 시원한 맥주도 한잔 마시게..."
난 할일이 아직 남아있는데 당장 떠나자고 하니 마음이 조급했다.

14시 30분 경남산청 원지행 버스를 어렵게 먼저 예약하고 바쁘게 배낭을 챙기고 있는데 전화가 걸려온다.
거래처에서 휴가간다고 미리 결제를 부탁한다. 부랴부랴 마치고 남부터미널로 가보니
버스출발 5분전으로 줄을서서 표를 구입하게 되면 버스는 놓칠거 같고 해서 안내실로 달려갔다.
안내실 아가씨한테 전후사정 얘기를 다 빼불고 무조건 표를 끊어달라고 해서 버스에 탑승하니
삼복더위 축축한 땀내음새도 불구하고 두사람의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우린 동행자가 됐다.
 

 


18시 30분에 경남산청군 원지에 도착하여 다시 지리산 입구로 가는 중산리행 버스로 1시간을 달려가야
오늘 스케줄을 마무리하는데 굽이굽이 가는 버스가 너무 늦다보니 배는 고프고 시원한 맥주생각에
자꾸만 내리고 싶은 충동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중산리에서 하차했다.
먼저 민박부터 잡아놓고선 식사를 해야되는데 민박이 없으면 노숙할려고 맘을 먹고 음식점으로 먼저 갔다.
배고프니까 얼릉 도토리묵하고 동동주에 한잔하고 식사하고 술까지 한잔 더 걸치니
우리 둘이서 최고의 부자가 된 것처럼 여유가 있었고 부러울 게 하나도 없었다.

그 음식점에서 민박집을 물어보니 방이 없을거라면서 어디론가 전화를 하면서 갈켜준다.
배는 부르지 취기는 있고 어둡고 가파른데를 조심히 찾아가서 보니 1명 자면 딱 맞는 방인데
7-8만원짜리 방인데 아저씨가 맘에 들어서 6만원만 달라고한다.
에랴이.. 더운데서 둘이 어떻게 둘이 잔다야 하면서 나와 버렸다.(선풍기, TV등 이 전혀없다.)
차라리 밖에서 노숙하고 말지.. 하고 중얼거리면서 내려가는데 아기를 업은 새댁이 있길래
살며시 물어본다. '혹 민박을 찾고 있는데요?' "네에 지금은 방이 없는데.. 저쪽으로 한번 가보세요?"

조금은 높은데 위치한 민박집은 아무도없고 둘이서 이 큰집을 3만원에 통째로 얻어서 여장을 풀었다.
내가 '낼 새벽 3시에 산엘 올라가세...' 라고 한마디 툭 던지니 중남이 친구는 5시에나 가자고 한다.
나는 낼을 위해서 일찍 자는데 중남이는 뭘 왔다갔다 하는지 맥주사러 갔다.. 담배사러 갔다...
누구하고 전화하고... 그 큰집 마당에 있는 평상(와상)에서 위세라도 부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숨겨논 애인생각에 안절부절 했다면 아마도 12시 넘어서도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8월1일(금) 둘째날이다. 4시에 기상하여 산행준비하는데 5시에 중남이 친구가 기상한다.
숙소에서 5시30분에 출발하여 매표소까진 도보로 20분을 소요되었고 매표소입구에서 도시락과 식수를 준비하고
6시에 산행하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산행이라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등산객이 많지않아 둘만의 산행하기엔
너무 호젓한 산행인지라 중남이 친구가 말한마디 툭 던진다.. "나무도 사람하고 너무 똑같다" 라고 한다.
'아니 왜?' 저기 저 나무를 보란다. 밑은 썩어가도 위에는 잎이 새파라게 잘 자라고 있지 않는냐? 라고 해서
둘이서 한바탕 웃음보를 떠뜨렸다.

7시30분 망바위(1068m)에 올라서니 허기진 배를 달래려고 친구를 찾아보니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날씨는 덥지 배고픔을 물로 달래다보니 식수는 바닥이지 죽을 맛이다.
법계사 사찰이 나와야 식수를 조달할텐데 0.3k로 거리가 너무나 멀고 지루한 코스였다.
시원한 물생각에 더 마음이 다급하게 되고 더 갈증을 유발하는데 온 몸의 힘을 쭉 빼앗아 가버린것 같다.
박하사탕을 꺼내서 최대한 진정하면서 7시 50분에 법계사에 도착했다.

법계사에서 아침도시락을 먹고 식수를 조달하고 8시 10분에 출발하여 산행을 시작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남은 2시간 코스를 오르기가 젤 힘든 코스인데 식사를 해버렸으니 몸이 천근 만근이 돼 버렸다.
아침도시락을 망바위에서 먹어야 되는데 거기서 먹지못한것이 너무 후회가 됐지만 별수없고
배속은 꽉 차버렸지.. 한쪽 손엔 물병.. 배낭 양쪽으로도 물병으로 무겁지만 산행은 계속됐다.

9시00분 개선문(1,700M) 에 오르니 몸이 휘청 거린다.
사실은 나의 몸을 테스트 한답시고 혈압강하제를 복용치 않고 잘 버터 왔건만 한계를 느끼고 얼릉 복용하니
약기운이 퍼짐과 동시에 힘이 쭉 빠지고 나른하면서 숨이 차서 '오늘따라 배낭이 너무 무겁다냐'라고 하니까'
나의 배낭을 중남이 친구가 짊어지고 오르기 시작한다.
중남이 친구가 배낭2개를 짊어지고 또 툭 한마디 던진다. "난 우리 아버지께 고마운게 있다고 자랑을 한다.
건강을 물려줘서 감사하다고 큰절을 올렸다" 라고 자랑을 하는데 나는 약기운에 피곤한 몸이라서 그랬을까
나의 마음에선 쉽게 그의 말을 받아주지 않았고 마지못해서 대답을 한다.

어떤 동행이 이 보다 아름다울수가 있을까?
그 어떤 만남이 이 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엉키고 설킨 삶도 이 순간만은 털어내며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한 여름 천왕봉의 이길은 아름다운 만남과 좋은 인연의 길이되고 마음 가벼운 동행자 된다.
이제부터 이 길엔 이 토록 아름다운 친구의 발길이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천왕샘에서 식수를 조달하고 나의 몸도 회복이돼서 다시 천왕봉을 향해서 오르는데
경사진 암석 길로 제일 힘들고 땀도 줄줄 흘렸고 거친 호흡으로 단내를 바람에 날려보내며
천왕봉(1915)에 10시 정각에 버겁게 천왕봉 山頂 에 선다.

오뚝선 비문이 보이고 앞엔 '천왕봉 1915m ' 비문뒤엔 '한국인의 기상이 여기서 발원되다.'라고 각인돼 있었다.

나는 얼릉 천왕봉 사위를 둘러본다. 정상을 짚으니 구름이 가득한 사방을 보면서 바람도 힘겹게 천왕봉으로
불어왔을 것이다. 일출의 장관을 못봤다고 아쉽다거나 절대 실망하지 않는다.
평생에 한 번, 하루 디딘 발로 무엇을 욕심낼 것인가?
그것은 삼대의 덕이 아니라 시도를 끊임없이 도전한자에게 주어지는 열매이다.
그러므로 나는 한번의 기회로 낙망하지 않으며 다시 도전할 것이다.
태양은 여전히 떠오를 것이고 나는 여전히 하루를 값어치 있게 쓰는 법을 잊지 않을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을 알수 없기에 나는 허황되거나 비현실적이라고 현실적인 안목으로 말하는 이들을 거부한 채
희망을 버리지 않으며 죽는 순간까지 열심히 걸을려고 한다.
천왕봉이 결국 내게 앉을 자리를 내주었던 것처럼 원하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나의 비젼에 나는 아직도 나의 철학을 믿고 있다. 그것은 산이 내게 준 교훈이다.
 

 

 

 

 

 


산들은...
능선길들은..
봉우리들은 그렇게 비에 젖고 바람에 몸 뉘이며
침묵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그 기상의 꿋꿋함속에 자연의 섭리를...
산의 사상과 산의 영혼을 닮고 싶을 뿐인데
아둔한 내 영혼은 내 마음은 그리 쉽게 받아들이지 못함의 아쉬움과
늘 그리운 지리산을 향하고 싶어 했는데 오늘 지리산 천왕봉 풍경을 놓칠세라 쉴새없이 앵글을 잡아야 했다.

아하! 이 높은 천왕봉 정상에서 아름다운 산천을 한눈에 조망할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쉽구나..

시작은 곧 마침을 가져다 주고 그 마침은 끝이 아닌 다시 시작을 예고라도 하듯
천왕봉을 다시 뒤돌아보며 생각을 해 본다. 역시 길이 우리 삶이고 그 길은 산으로 이어지니 사람은
홀로 태어나 홀로 산으로 돌아가니 산은 늘 사람과 함께 공유하는게 아닐까?
내일이면 오늘 우리둘의 만남은 찐한 추억이 될 것이다.
비록 다시 천왕봉과 헤어져 가지만 늘 안녕을 비는 따뜻한 마음 간직하고 있다가 불현듯
오늘처럼 서로가 그립거던 다시 천왕봉을 너머 2박3일 저 지리산을 종주길에 다시 서야하지 않을까?
지리산 천왕봉을 함께 해주신 중남친구에게 큰 산 어머니의 품 지리산의 추억을 드린다.
 

 


12시 30분에 매표소로 하산해서 간단히 동동주에 중식을 먹고 13시 50분에 진주행 버스에 몸을 실었고
14시 20분에 진주에 도착하여 또다시 진주에서 16시23분 버스로 마산으로 달려갔다. 지친 피로를 버스에 의지한 채
1시간을 달려가니 17시 30분에 동마산 터미널에 도착하여 미리 약속한 친구가 나와서 친구승용차로 창원 찍고
진해로 달렸다. 진해 어느 해변가에서 석양을 보며 셋이서 오붓하게 회포를 푸는데
여수 황인명 친구가 여수로 빨리오라고 난리다.

인명이 친구한텐 승용차가 퍼져서 낼 간다고 약속해놓고 부산으로 달려가면서 전화명부를 보고
부산친구들을 유덕이 가계로 나오라고 한사람씩 전화를 걸었다. 최한기친구와 명영부 친구는 곧 나온다고 하고
박복숙이 친구와 최금매 친구는 바빠서 못나온다고 하고 김화자 친구와 김부성 친구는 전화가 안되고,
마화진 친구는 순천에 있다고 낼 순천으로 가면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하여튼 유덕이 가계로 달렸다.
유덕이 가계에서 명영부, 선정숙, 우순자, 김경균, 한유덕 그리고 우리 둘을 포함에서 35만에 만났던 친구들과
1차로 회포를 풀고 또다시 최한기 가계로 이동하여 김경균 내외하고 최한기 내외가 합석하여
35년만의 진한 회포를 2시가 넘도록 풀어야 했다.

낼 일정을 소화할려면 빨리 마산으로 가야 하는데 명영부 친구가 간재미 회가 맛잇는 곳이 있다고 해서 가보니
다행히 문을 닫아서 다음에(언제가 될지 모르나..) 먹기로 하고 마산으로 되돌아오니 3시 40분이다.
마산친구는 우릴 사우나 앞에 내려주고 집에갔는데 술땜시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에졌다. 너무 고마웠고 감사했다.모처럼 다리 좀 쭉 펴고 잠좀 제대로 잘까 했는데 사우나에 손님이 대만원이다.
여기저기서 서로 껴안고 애정행각을 하니 잠도 안오고 해서 괜히 사람구경 하러 돌아다녀서 개운하게 잠도 못잤다.
 

 


세째날 2일 9시에 기상하여 해장국을 먹고 마산에서 11시버스로 순천으로 달렸고 13시에 순천에 도착했다.
순천에선 신흥에 김형석 친구가 있는데 동창회 때 얼굴을 못봐서 미리 전화를 해서 사업장 위치를 확보하고
택시로 달리면서 마화진 친구한테 형석이 가계로 오라고 하니 바빠서 못온다고 해서 상경할 때 만나기로
다시 약속하고 형석이랑 셋이서 점심을 먹고 상경할때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순천발 15시 20분 버스로 녹동에
17시경에 도착했다. 녹동서 득량만 장어탕 집에서 배를 채우고 17시 30분 거금카페리호 배에 몸을 실었다.

금산 배에서 금사오 친구들한테 전화를 했다. 21시까지 은숙이 가계인 길벗으로 나오라고 전화를 했는데
우용이하고 인기 그리고 화춘이는 익금행사장에 있다고 해서 길벗에서 한잔씩 하고 익금으로 넘어간다고 했다.
21시경 길벗에서 중남이 나 은숙이랑 먼저 상봉하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친구들을 기다리는데
먼저 박광옥 친구가 들어오고 송일이 화춘이 인기 창형이 인선이 차차 상봉하고 10명이서 빙 둘러 앉았다.
반가움에 그럴까? 욕설같기도 하고 들어보면 아닌것 같기도 하는데 듣는입장으로선 너무 거북스런 대화가
귀와 맘을 거슬리게 하는데 이것만은 서로 예를 갖추고 존중해야 되지 않을까 하고 다시한번 생각케 해본다.

우린 23시에 다시 연소 방파제에 위치한 횟집으로 달렸다. 2만원씩 각출하여 후배님들하고 윷판이 벌어졌는데
보기좋게 인선이가 한판승으로 이기고 또 후배들께 판돈은 돌려주고 술자리를 잡았다.
그때 송일이가 익금서 평지 김안자를 봤다고 전화를 해보란다. "여보시오 거기 금산 아짐씨요?"
하니까 익금이란다. 빨리 연못금으로 오라고 하니까 동생을 평지집에 바래다 주고 온다고 한다.
화춘친구가 술이 건하게 되는지 자꾸만 자기집에 병어와 문어를 먹으로 가자고 난리다.
하여, 신금으로 가면서 평지 안자를 평지달판깨에서 태우고 화춘집으로 가는 시간이 2일 1시였다.

화춘집 마당평상에 빙둘러 자리를 잡으니 화춘이 나 중남이 송일이 광옥이 인선 안자 창형이 친구가 보였는데
안보이고 이렇게 7명이서 문어와 병어회에다 한잔씩 마시는데 소낙비가 내린다. 금산은 가뭄이 심한데
단비를 내려주시니 하느님께 감사하고 또 하느님도 우리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시샘을 했으리라..
솔찬히 비가 많이 쏟아진깨 화춘친구 안방을 점령하고 입담이 좋기로 소문난 안자가 누산네의 첫사랑 일화를
공개하니 실타래 풀듯이 누산네가 그 일화를 한꺼번에 쏟아내기 시작한다.
그 때 중남이 친구가 증인으로 한몫을 거들며 붙여대니 그 분위기는 35만의 회포를 충분히 풀고도 남았다.
그때 안자친구가 누산네 첫사랑 보러 자기네 집으로 가잔다.
인선이를 농협부근에 내려주고 평지에 입성하니 2일 2시경이다.

평지회관 바로아래 큰 기와집은 고흥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안다면 다 아는 유명한 어르신 자택으로
할아버지때부터 학문이 높기로 소문난 옛집이다. 그 집이 현재 평지서 입담좋기로 소문난 안자네 집이다.
내가 먼저 들어가서 어른들께 인사를 드리고 부엌으로 가는데 이삔 안자 여동생이 술상을 보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그 동생이 누산네하고 설마... 10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데.. 그 동생이 내옆을 앉더니 나를 잘 안다고 한다.
그때서야 그녀가 아님을 알았고 또 우리들은 누산네의 첫사랑 얘기를 구구절절 실감나게 들어가며
3시가 넘도록 맘껏 웃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취기에 그랬을까? 아니면 누산네를 위해서 그랬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가고 얼굴이 화끈거리지만 35년만의 친구들의 재미나는 추억의 한페이지로 받아주시길
안자 부모님과 그 형제들께 양해말씀을 드리고 싶고 또 이해해 주시라 믿습니다.

 


3일 세째날이다. 7시에 기상해서 밖을보니 어제내렷던 비가 대지가 촉촉히 젖어서 시원했고 용두봉을 바라보니
안개가 산을 감싸않은 모습이 환상이어서 산엘 가보픈 충동이 생겼고 또 날씨도 구름에 덮여서 산행하기엔
딱 좋은 날씨다. 평지마을 저수지위를 지나고 산엘 가는데 중남이 친구한테 전화가 온다.
문일이 형네 가계에서 해장국 먹고 있는데 같이 해장국 먹고 월포로 낚시 가잔다.
난 용두봉 우측갓길 들머리를 올라서고 있는데 다시 하산할 수도 없고 해서 용두봉으로 해서 송광암으로
월포로 간다고 약속하고선 본격적인 산행을 하는데
등산로가 잡초로 우거져 뱀이 보여서 뒤로 주춤했는데 꿩깃털이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여기서 부터 스틱(등산용작대기)을 펴서 한걸음씩 조심히 올라간다.
옥룡쪽 재너머까진 어느정도 풀이 많이 자라지않아서 잘 갔는데 능선을 타고 용두봉으로 가는 길은 등산로가 없고
맹감나무와 가시나무 그리고 억새풀이 가슴보다 더 크게 자라서 등산로를 확보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또 산행로가 없고 가시와 잡초로 덮여져 한잎한잎 조심히 헤쳐가는데도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고,
정말 맹감나무와 사람보다 큰 억새풀이 너무 길을 막았다. 한고비를 넘기면 또 장애물이 생기고 비가와서 그런지 왜
뱀구멍이 그렇게도 많은지 지금도 옆에서 뱀이 나타날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날씨는 덥지.. 1시간30분 코스로 생각하고 0.5L짜리 작은 물병두개만 준비를 했는데 벌써 바닥이 보인지 오래됐다.
12시경 풀이 무릅보다 약간 더 자란곳이 돼서 스틱으로 풀을 조심히 헤치면서 조금은 여유있게 가는데
바로 30cm정도 오른발 밑에서 뱀이 보인다.
동작도 느린사람이 얼른 뒤로 주춤 했지만 또아리를 튼 살모사는 도망가지 않고선 나만 노려보고 있지 않는가?

스틱(등산지팡이)으로 옆을 아무리 툭툭 쳐도 도망가지 않고해서 살모사하고 둘이서 눈싸움만 하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순간 전화벨에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는데 상하촌 문일이 친구다. 어젯밤 참석치 못해서 미안하다고
전화가 왔는데 '살모사와 둘이 대치중이다'라고 한깨로 겁을 더 줘 분다. 요즘 살모사한테 물리면 즉사한께
조심하라고 심심 당부한다. 맘 같아서는 스틱으로 살모사 머리를 날리고 싶은데 불심으로 그럴순 없고
또 비켜가자니 길이 험하고.. 고민을 하고 있는데 중남이한테 또 전화가온다. 월포로 올려면 아직 멀어냐고...
살모사하고 대치중이라고 하니까 잘 협상을 해 보란다. 내가 먼저 살모사한테 한마디 툭 던졌다.
'금산사람들만 배짱이 좋은줄만 알았는데 살모사 넌 더 배짱이 좋구나..' 하면서 빨리 비키라고 말을 건넨다.
살모사는 더 기세가 등등하게 나를 노려본거 같고 금새 물것만 같은 자세로 있으니 별수 없이 우회해서 지나쳤다.

살모사를 보고부터 다리 힘이 쭉 빠지고 한걸음도 못가끔 탈진증상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가시나무와 맹감나무가
발에 자꾸만 걸리고 가시가 찔러대니 뱀인줄 알고 자꾸만 놀라게 되면서 산행로 확보가 더 더디다.
땡볕에 그늘은 없지 생수는 바닥난지 오래됐지... 하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앞으로 나갈수도 없고 심각하게
고민이 됐다. 한고비 넘으면 또 사람키만큼 자란 억새가 앞을 가로막아서 정말 후회를 많이 했고 또 꼭 완주하리라... 라고 체면을 걸어봤지만 젖먹던 힘까지 힘을 내어 봐도 너무 자라 버린 풀을 한잎한잎 헤치며 산행로를 확보하기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드디어 한계가 왔는 모양이다.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장승호 예비군중대장에게 14시경
4시간만에 SOS 구원요청을 했다. 동초굴과 춘댕이굴(동촌마을 위) 중간으로 몇그루나무가 있고 그늘이 있는 곳에
사방 3m 자리를 확보하고 배낭에 앉았다. 그래도 안심이 안돼서 자꾸만 주위를 살펴보는데
자꾸만 머리가 빙빙 돌면서 눈꺼풀이 나를 괴롭힌다.

14시에 구조요청을 해서 14시 45분에 장승호 중대장하고 상봉하니 더 기가 꽉 막혔다.
반바지에... 맨발에... 거기다가 슬리퍼에... 나의 SOS를 받고 긴박감을 느끼고 옷차림새 그대로 출동했다고 한다.
거기다가 2L 얼음물 두병을 비닐봉지에 담아오는 걸 보니 많이 놀랬던 모양이다. 우선 목부터 축이고 말을 건넸다.
뱀에 물리면 어쩔려고... 하는 말에.. 대뜸 대답이.. 요즘 약이 좋은데 뭐가 걱정인가?
장대장 담력을 잘 알고는 있지만 삼복더위에 친구를 위해 몸을 살리지 않은 그 희생정신에 감탄을 했다.
2L얼음물을 두병을 들이키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장대장이 어찌나 빠른지 뒤따르던 내가 더 뱀을 조심하게 되면서
못따라 가겠다. 살모사도 무섭지만 살모사 보다 더 무서운 사람은 장대장이란 걸 혼자서 중얼거리며 하산을 한다.

멀리 거금연륙교가 보이고 송광암도 눈에 보이니 안심이 되고.. 중남이는 월포서 고기한마리도 못잡았다고 하면서
대흥으로 너머 오는 중이란다. 우린 송광암에서 장대장이 관광객에게 송광암에 대해 해설하는 동안
난 조용히 석가불에 삼배를 올리고 오늘도 무사히 보살펴 주심에 감사의 합장을 했다.
그리고 대흥으로 가서 16시에 점심을 먹고 중남이와 상봉하고 장대장이랑 셋이서 회포를 풀면서 많은 얘기를
나누다 보니 20시 30분 막배로 올라가기로 했는데 출발시간이 많이 늦어진다. 장대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면서
막배를 잡아놓고 금진으로 달린다. 막배를 보는 순간 어찌나 미안하던지 몸둘바를 모르겠고 부두가에서 흔드는
장대장 손을 보니 나의 눈가엔 어느새 이슬이 고여있었다.
 

 


20시 30분 막배로 녹동으로 나왔으나 여수로 가는 대중교통은 없는것 같고해서 택시타고 순천으로 달렸다.
순천에 도착시간이 22시 이고 먼저 마화진 친구에게 미리 약속한 장소에서 만났고 그리고 신흥에 김형석 친구하고
화진이 낭군님하고 다섯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친구 낭군님과 인사를 나누다보니 재부금산향우회 초대회장을
엮임하신 신순호 회장님이셨다. 초대가 많이 힘들거라며 잘 이겨내고 잘 하라며 내게 많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우린 이렇게 순천서 4일 12시가 넘도록 회포를 풀면서 다음에 또 자주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다시 택시를 타고 순천서 여수로 달린다. (대중교통도 없고 해서 부득히 택시를 이용한점 이해해 주시리라 믿고..)
여수 인명이 친구가 빨리 안오면 죽인단다. 한 3~40여분을 총알처럼 달렸을까.. 인명이 친구와 약속한
강마루 간판이 보이고 1시에 상봉하고 또 3시가 넘도록 셋이서 회포를 풀었다.
자꾸만 한잔 더 하자는 인명이 친구의 성화에 못이겨 한잔 더 할려고 했는데 중남이 친구가 피곤하다며
모텔로 들어가는 바람에 2차 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4일 9시에 다시 인명이 친구랑 해장국을 먹고 오동도로 달린다.

더운날씨에 오동도로 걸어가면서 중남이가 또 툭 한마디 던진다. 이런 관광지에서 여자랑 걸어간다면
보는 눈이 많아서 즉각 발견돼븐께 조심해야 된다면서 누산네 예를 들어가면서 걸어가니
그런대로 제법 낭만이 있고 괜찮은 동행길이다.
오동도로 도착하니 관광객이 많고 또 볼거리는 없지만 그런대로 바다도 보이고 선선한 바람도 불어서
발걸음이 빨라지는데 어! 선배님.. 하고 누군가 나를 부른다. 밀집모자를 눌러쓴 금중15회 동창회장 김동환 후배다.
여수 형네로 휴가 왔다고 한다.
누군가는 만날것 같은 관광지에서 어김없이 아는 사람을 만나게 되니 여러분들도 조심하시라...
우린 나무 그늘에 자리를 펴고 누워서 음악 분수대에서 흘러나온 자장가에 맞쳐서 부족한 수면을 취했다.

4일 14시에 여수역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16시 열차로 익산으로 와서 다시 익산서 KTX로 갈아타고 상경하면서
배낭에 있는 비상식량을 꺼내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20시 30분에 용산에 도착했다.

5일 날(화)은 맘잡고 일하면서 여독이 풀어질려고 하는데 중남이 친구한테 또 문자가 온다. 부고장이었다.
우린 6일날에 다시 만나서 녹동 장례식장으로 향했고 조문하고 순천서 친구들하고 또 회포를 풀면서 1박을 하고
7일날 상경하면서 우린 이산가족이 돼 버렸다. 우린 서로 다른 차편으로 상경하면서 문짜로 많은 얘기를 나누어서
지루한 줄 모르고 서울에 도착했고 그 지긋지긋한 두사람의 4박5일 동행이 결국은 5박 6일이 된셈이다.

이렇게 2008년 7월 31일부터 8월4일까지 4박5일이란 대장정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갔습니다.
우린 그렇게 색다른 경험을 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의미 있고 아름다운 두남자의 동행이었습니다.
바빠서 만나보지 못한 부산친구들 그리고 금산친구들 담엔 기회가 오면 꼭 한번 더 만나뵙기로 약속하고
또 광주친구들, 수도권친구들 그외 친구들도 별도로 시간을 내어 보겠으니 너무 서운치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늘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금사오(금산교45회) 우정이 아름답고 깊었으면 좋겠습니다.

전국 곳곳에 금사오 친구들을 만나보니
배려 하는 마음이 가득하고
자신보다 친구를 먼저 위해주는
아름다운 마음이 가득차 있는
선남 선녀같은 보기드문 우정이기에
내가 더 가까운곳에 친구를 두고
바라보며 살아 보고싶은 욕심도 생겨습니다.

언제나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일상이 지치고 힘든날 위로 받으면서
금사오 친구들이 길러다주는 우정과 사랑으로
뿌려주는 신선한 공기로 숨을 쉬고 싶습니다.

이제 시작된 금사오 우정이
하나의 우정으로 뭉쳐진다면
이제까지 쌓아온 지나간 시간보다
더욱 향기롭지 않을까요.
변치 않는 마음으로 서로의 삶에 기대어서
더욱 따뜻하고 향기로운 삶이되면
잠시 쉬었다 가는 우리들의 인생길이
이보다 더 행복할수 있겠습니까?

아름다운 금사오 우정이
아름다운 친구들의 사랑으로
생각과 맘이 통하는 친구들을 만난것은
금사오가 내게 보내준 선물이자 행운이고 행복이었습니다.

 

 


              장문을 끝까지 읽어주신 금사오(금산45회) 친구들과 늘앗테선후배 여러분의 가정에 행운과 평안
              그리고 건강이 늘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 ?
    늘사랑 2008.08.15 11:39









     



    우게 게시물은 금산초교45회 친구들의 35년만에 만남의 글입니다.
    누굴 비방하거나 칭찬 또는 자랑도 아니며
    우리 금사오 활성화와 동창친구간의 우정과 사랑을 위해
    최대한 초교시절 눈높이로 맞출려고 노력하였습니다.

    늘앗테 향우님께서 우게 글을 보시고 아름다운 만남과
    재미와 미담으로 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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