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로 뛰어내리는 갈색 햇살에
지나온 세월이 물이 듭니다
밭고랑에 묻어 두고온 손 마디마디에 꽃가락지
서러움은 찬서리 되어 머리에 이고
멈춰버린 젖줄기에 찬물로 배를 채우던 눈물
희생은 덫이 되어 허리에 감고
흐르는 강물같이 살아오신 어머니
열두폭 치맛자락에 꽃을 피워서
내 품에 고이고이 감으렵니다
글 오 재 금
지나온 세월이 물이 듭니다
밭고랑에 묻어 두고온 손 마디마디에 꽃가락지
서러움은 찬서리 되어 머리에 이고
멈춰버린 젖줄기에 찬물로 배를 채우던 눈물
희생은 덫이 되어 허리에 감고
흐르는 강물같이 살아오신 어머니
열두폭 치맛자락에 꽃을 피워서
내 품에 고이고이 감으렵니다
글 오 재 금
손이 터서 쓰리면 나는 어머니에게 갔다.
그러면 어머니는 꼭 젖을 짜서 발라 주었다.
젖꼭지 가까이에 손바닥을 대면
어머니는 쪼르륵 쪼르륵 젖을 짜주었다.
젖이 많을 때는 주사기에서 나올 때처럼 찍찍 나왔다.
젖이 적을 때는 한 방울씩 똑똑 떨어져 손바닥에 고였다.
그 새하얀 젖을 손등에다 발랐다.
그러면 당장은 쓰렸지만 손은 금방 보드라와졌다.
어머니의 젖은 또 눈에 티가 들어갔을 때나
눈이 아플 때도 쓰였다.
나를 반드시 뉘어놓고
어머니는 젖꼭지를 눈 가까이 들이대고
젖을 한 방울 뚝 떨어뜨렸다.
그러면 나는 얼른 눈을 꿈벅꿈벅해서
젖이 눈에 고루 퍼지게 했다.
그러면 눈이 보드라와지곤 했다.
한겨울 지나 이른 봄 손등이 쩍쩍 갈라지면
어머니는 늘 젖을 짜 크림 대신 발라주곤 했다.
- 김용택의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중에서 -
* 어머니의 젖! 생각하면 언제나 코 끝이 시큰해집니다.
사랑과 그리움, 따뜻함과 부드러움, 포근함과 충만함,
그 모든 것들이 어머니의 젖 속에 담겨 있습니다.
어머니의 젖은 단지 여자의 유방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 이상입니다. 우주의 중심이고
사랑의 근본이며 생명의 본향입니다
반갑습니다. 어머님 을 생각하게 하는 글인지라 가슴이 져려옴이...
효도는 어렵고도 쉬운일, 어디까지나 마음 하나에 달려 있것만 ...
부모님들을 우리 자식 생각하는 마음의 절반만 생각한다면
효도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으련만.....(부끄럽네요)
언니!
청명한 가을 세상이 정해놓은 무슨말로도 표현 할 수 없는 색을 띠고 있죠..
아름다운 계절의 삶이 더 윤택하고 아름답게 채워지시길 바랍니다.
날씨가 쌀쌀해 졌습니다.건강에 유념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