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공회당의추억

by 김달중 posted Oct 20, 200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짐바리자전거에다  마이크,앰프,확성기 도구를싣고  오후늦게쯤  동네어귀에서  
아~아~ 마이크테스트  마이크테스트  몇초간을 테스트한다음 숨소린지 왠잡소린지 
발음도 정확하지않는  목소리에 마이크를 입에다  바짝들이대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내고장 금산면민여러분  오늘밤 공회당(극장)에서 여러분을 모시고
상영할 영화, 신성일 엄앵란 주연에 어쩌고 저쩌고 조연이 어쩌고 저쩌고 요렇게 저렇게
몇분간을  숨넘어가는 소리로 논밭에서 일하고 있는 처녀 총각들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요즘 세대 청소년들은 왠 갈고동 까먹는 소리냐고 의아해 하겠지만
그때 그시절 실제 상황을 펼쳐 볼까 합니다.
해가 지면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둠벙치(downtown) 장터 옆에 자리잡은 공회당에서
가요 히트곡이 확성기를 통해 밤하늘의 정적을 흐트려 놓습니다.
평소에는 점잖은 걸음걸이를 했던 처녀 총각들이 음악소리에 맞춰 건들건들한 걸음걸이로
공회당 근처에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매표소가 우측에 있고 극장 들어가는 입구에 오씨성을 가진 사장님과 따님이 표를 받고 극장안으로 들여 보냅니다.
 주머니 사정이 좋은 사람은 극장안으로 들어가지만  
주머니에서 동전소리도 안나는 사람들은 갖가지 궁리를 합니다. 
시설과 경비가 허술한 극장안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첫번째는 유리가 깨진 창에다 베니어 합판을 못질 해 놓았는데 그걸 뜯고 들어가는 방법,
두번째는 표받는 사람이 한눈 판 사이에 생쥐처럼 잽싸게 들어가는 방법,
그러다 발각되면 극장 사장님께서는 후라시(손전등)까지 들고 다니며
범인을 찾아내 귀때기를 잡아끌며 밖으로 쫓아 냅니다.
세번째는 극장 왼편에 화장실 통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발을 헛디뎌   ㄸ통(변통)에 빠진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위 방법이 안통할때에는 즉, 창문을 밖에서는 도저히 뜯기 어려울때는
서로 돈을 투자해서 한사람이 정상적으로 표를 구입해  극장안으로 들어간 다음 안에서 창문을 뜯어주고
동료들이 들어오게 하는 지능적인 방법이 있었다고 합니다. 
 영화는 시작되고 화질은 얼마나 오래된 필름이기에 비가오는 것처럼 줄이 쳐지고 껌벅껌벅 거려도 좋았는데
갑자기 필름이 끊어져 몇분간 중단되고  뒷편 높은곳에서 영사기 기술자가
쩝쩝 껌을 씹어가며 빠른 손놀림을 하기 시작합니다. 
기술자 덕분에 영화는 줄거리가 약간 짤리기는 했지만  화면은 빗줄을 쳐가며  해피엔딩을 합니다. 
 영화는 끝나고 작업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이웃동네 총각들이 가만 있을 리 없지요.
핸드폰도 없던 시절,  어느동네  뉘집 딸이 예쁘고 심성이 착하다는 정보를 잘도 알아냅니다.
그때는 처녀총각이 말만 주고 받아도 누가 봤다하면 스캔들이 일어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안보는 야밤에 사랑을 고백해야 역사가 이뤄집니다.
그때 역사가 이뤄진 분들은 지금쯤 손자손녀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쯤 다닐것 같은디........
 한밤의 공회당 근처에서는 영화뿐만이 아니고 지금은 추억으로 남은 별별 사건사고가 수없이 많았습니다.
 어느동네 누구가 주먹자랑하다 도리어 코피가 터졌다는 둥,  어느누구는 처녀에게 말을 건네다
경호를 맡은 동네 오빠가 그놈을 캐주가리로  만들었다는 둥,
 그러면서 우리네 선배들은 고달프고 외로웠던 시절을 요런 저런 식으로 해소하며
그때 역사가 이루어진 분들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아들딸 잘 낳고 사회적으로  성공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쓴 달중은 그때 초등학교 5~6학년쯤..... 
                                            ................헤 헤...  째깐한놈이  별걸다 기억하고.........



  • ?
    김달중 2007.10.22 10:18

     지금생각해보면 그때  극장을 운영하신 사장님은  인간미가 좋으신분 인것 같습니다.
    공회당 바로옆에 철공소가 있었는데도 창문을 허술한 상태로 그냥 놔두고
    주머니 사정이 안좋은 사람들을 배려 했던거 같습니다.
    나 같으면.......


  • ?
    양현 2007.10.23 09:49
    읽다보니 옛날 향수에 빠지게 되는군요.
  • ?
    김달중 2007.10.25 19:15
    어이양현이!
    늦게 반겨서 미안하네..
    양현이도 공회당극장에서 영화구경 해봤을까?

    공회당극장은 언제쯤 막을 내렸을까요?
    지금도 공회당은 그대로 있을까요?
    아니면 어떤용도로 쓰이고 있을까요?
    아시는분  부탁합니다..... 
  • ?
    자미원 2007.10.31 22:27
    달중이 동생 ,
    이름이 낯서니까 이렇게 재미있는 추억담을 풀어 놓아도
    이어 지는 연상의 주제가  떠 오르질 않아서...

    달중이가 5~6학년 때 쯤이면
    나는 그 때 몇나이 적일까 암만 속셈을 해 봐도 확실치도 않고...
    다만 공회당의 추억이라면, 
    명절이면 동내마다 열리던 콩쿨대회가 공회당에서 열렸습니다 
    남성출연자의 노래는 청포도사랑 , 열풍, 뜨거운 안녕등등
    여자출연자들은 대전부르스, 당신의 뜻이라면..등등
    그 때 대전부르스 불러서 장원한 김국애 가수는
     아드님을 타블로라는 현역가수로 키워 냈드군요.
    그래서 재능도 물려 받고 타고 나는 것인가 봅니다. 
    나는 노래는 절대로 못하는 음치였지만 친구따라 놀러 나가서는
    무대에서 기타치는 청년한테 이분의 일 해가지고,넋이 나가 버렸답니다.  
    지금 달중이가 기타치는 걸 본다면 또 반하지 않을런지???
    이미 글 솜씨에 반해 버린적 있지만
    나도 아리랑 멜로디는 기타로 칠주 안단 말이요,ㅎㅎ





  • ?
    김달중 2007.11.01 02:11
    자미원님께서  납시었네요.
    그렇잖아도  요몇일전 분당경사에 오셨다는  뉴스를듣고 뵙지못해  안타까웠습니다.
    누님시절에 공회당이 최절정기시대 였지않나 싶습니다.
    공회당에서 콩클대회는 나에게는 미국의 카네기홀같은 엄청난 무대였습니다.
    일일이 쓰자면 한이없어 이쯤하고요...

    중학교때입니다..
    금진에서 남아성(본명:최봉배)이란 가수가 탄생 했습니다
    광주있는 전일방송,제주도에있는 남양방송에서 남아성의 노래가 자주흘러나왔습니다
    금진친구들은 남아성자랑이 대단했고 어떤친구는 학교까지 방송국에 노래신청하는 엽서를 보낸다고 공부도마다하고 엽서를써댔습니다.
    그때 공회당에서는 매일저녁마다 남아성레코드판을 틀어재꼈고
    공회당이 한사람 스타만들기에 일조 한셈이었지요.

    공회당에서 일어난  뒤안길들  많고 많을텐데 쉬쉬 하고 얌전빼고 계신분들
    깨나 있을건디요......
    자미원누님 또뵙겠습니다...

      
  • ?
    양현 2007.11.05 06:18
    달중형님,
    해군 이순신함을 몰고 뉴욕에 입성했습니다.
    오늘 군악대 공연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뉴욕서는 첨 있는 해군의 공연이었고 자랑스러웠고, 
    또 형님 생각도 나드군요. 

    푸른 뉴욕의 하늘에 쏫아지는
    한국의 아리랑 음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tv인터뷰를 제가 했으니 혹 tv에  나오나 보세요. 
  • ?
    김달중 2007.11.07 11:03
    양현님이 만난 해군순항분대는 1년에 한번씩 있는 큰 행사입니다.
    옛날에는 예산관계로 동남아쪽을 다녔다는데 나가처음으로(76년도) 미국독립기념일 200주년
    에맞춰 미국에갔었습니다.
    미국에서 있었던일은 언젠가 말씀드렸고  가는길목에 하와이를 경유했습니다.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서 수영을하고싶었는데 쫄병으로선 감히엄두를못냈습니다.
    선배한분이 나하고 똑같은생각을 한 사람이있어 둘이 꾀를 냈습니다.
    둘이서 서로 손톱으로 몸을할퀸다음 피부병이 걸렸는데 하와이짠물이 특효라하니
    수영을하게 해달라고...OK 승락을받고 뜻을이뤘습니다.
    그런데 하와이물이 금산물보다 더 짭디다..........진짜요.... 
  • ?
    파도 2007.11.07 17:25
    영화 보던중에 필름은 왜 그렇게 자주 끊기던지
    호기심 가득 영화에 심취해 있는 아이들에게 그건 엄청 화나게하는 일이었지요
    영사기 기술자에게 어김없이 야유와 욕설이 날아가지요
    와따 지미 어쩌고 저쩌고 .........
    그 새을 참지못해 영사기 불빛에 손가락 장난 ,토끼나 개 모양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막간을 이용해 화장실 간다는 통해,이 머리통 저 머리통 들쭉날쭉 그 머리통이 얄미워
    거기에 주먹질하는 그림자까지 비추어 우리를 웃겨놓곤 했지요

    금진가수 남아성[최봉배]
    친척 분이기도 한데,방송에 나오는 날엔 친척분들이 다 같이 듣기로 약속했던지
    일하다 밥하다 시간되면 내팽개치고 그 집을 향해 담박질쳐 갔지요
    금산 콩쿨대 하면 당골가수,어렸지만 인기가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기억이 희미해 전설처럼 느껴지네요
  • ?
    김달중 2007.11.09 02:03
    파도님!
    문학동산에서 또만나네요..
    공회당영화는 필름이끊기기도 하지만 느닷없이 소리가 안나버립니다
    그러면 저쪽에서 토킹~토킹~(talking)소리를 질러댑니다.
    난 그때 저소리가(토킹)뭔소린가 ?궁금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사람은
    영어를 솔찬히 잘한 사람이었습니다....

    작년에 둘째애가  일본유학(동경)을 갔었는데  파도님 생각이납디다..
    어제는 일본에서 사겼던 친구두사람이 서울에와서 가이드했다고  쫑알쫑알하는데
    일본에는 먹거리가 많고 길거리도 깨끗하고 기초질서를 잘지키고 쫑알쫑알...
    지는 일본에서 살고싶다나......나원......
?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