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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단상

by 박성준 posted Dec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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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금도 단상
                       시/ 박성준

토방 마루위 맷돌엔 메밀이 분으로 곱고
두루마기 저고리 동정엔 달군 인두가 노닐며 주름살을 펴 주던 날쯤에
오손도손 열매로 익던 정들
그 섬, 내 고향은 옛얘기 만개하여 참 따뜻하였네

담을 넘던 그릇엔 부한 나눔이 피고
오가는 인사 속엔 자연의 바람이 흐르고 있었다네

품앗이가 오가던 들녁에서
거시기는 뼈가 있다 없다로 배꼽을 잡게 하던 김씨 아저씨
새댁들은 민망하고 부끄러워 낯이 붉던 날
어린 나도 뭔 말인지 알아
그 은밀한 이름으로 괜히 얼굴만 붉혔다네

굴뚝에 피어오르던 연기
골안에 평화인 양 자리를 펴고 난 저녁이면
와상 앞에는 모닥불이 피어 오르고
주저리주저리 어른들의 이야기가 다붓했던
그 밤은 참 풋풋하였네
은하수가 흐르던 하늘, 그 하늘의 밀밀한 별빛이 쏟아져 내려
대지에 가득하였던
나는 그 맑고 고운 날들을 잊을 수가 없다네.
그 섬을 잊을 수가 없다네.
  • ?
    ggg 2008.12.04 16:51

    짝 짝 짝........     ggggggggg

  • ?
    2008.12.04 17:55
    역시.
    감 잡았음. 오바.
    장미꽃 선물....
    행복. 그리고 감사.
    .
    .
    .
  • ?
    반야 2008.12.04 19:47


    대선배님의 글을 읽다가
    어린시절 풍경 중 하나였던
    장면을 일깨워 주어서
    용기내어 꼬리말 남김니다

    울엄마가 하얀 이불광목에다
    입으로 분무개처럼 품어 가며
    토방에서 인두질 할 때
    내가 한쪽을 잡고 서서 중심을 잡아
    주었던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울엄마와 울아버지는
    늦게까지 한복을 입었는데요
    동정 달던 모습
    우리엄마 인두질 하던 모습이
    스크린에 비친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지나 가는데
    그때는 젊어서 고왔던 것 같습니다
    그 생각으로 엄마의 젊은 모습을 찾아 보았습니다

  • ?
    박성준 2008.12.05 09:33
    드레박으로 우물물을 긷던 그 시절
    마중물을 붓고 펌프질을 했던 일들. 등잔불이랑 화로 써레 망태 탈곡기
    홀테 작두 등 잊혀진 이름들을 생각해 봅니다.
    그 얼마나 정겹고 좋은 시절이었던지
    반야님의 글을 통하여서 그시절로 다시 가봅니다.
    다리미에 숯불을 담아 다리미질을 할때 놓치기라도 하면
    복잡한 상황이 되던 그 시절이
    그래도 아련한 추억이 있어 좋습니다.
    오늘은 서울에서 초교 동창회가 있는 날이군요.
    며칠 전 회장으로부터 시낭송을 하나 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낭송할 시를 생각다가 떠 올린 거금도 단상은 
    또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한자락이 될 듯 싶어 올려보았답니다.
    다행이 반야님을 만나 그때의 기억이 더 새로워졌네요.
    감사할 일입니다. 
  • ?
    고산 2009.01.05 22:20
    성준님! 오랬만에 뵙습니다  요즘 제하는 일이 바빠서 이곳을
    들어온지가 몇 삼년은 됐습니다
    그대가 올려주신 거금도 단상 감명깊게 읽고 갑니다
    향토색 짙은 시선으로 정감의 색칠을 하는 시어들!
    따뜻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세월은 가도 추억은 남는다는 박인환의 싯귀처럼
    수평선 너머 빈곤의 땅위에 두고온 푸른저녁
    아련한 그리움이 그대의 싯귀에 향수로 피어오릅니다

    언제나
    고향을 사랑하고 서정의 정감들이 잊어진 추억을 상념하기에
    화롯불에 웅베기불처럼 따뜻합니다 
    성준님! 
    여명의 새날이 밝아온지 며칠이 지났습니다 
    금년 한해 땀의 진실앞에 성실함을 배우며 
    뜻깊은 기축년이 되길빌며 
    그대의 가정에도 눈꽃의 화음 같은 축복이 가득하길 빌겠습니다
     

  • ?
    박성준 2009.01.07 14:16
    벌써 이틀이나 지나버린 싯점에서야  반가운 분의 발디딘 여운을 느껴봅니다.
    느낌을 풀어 놓으신 글들이 너무나 정감이 있어
    따뜻한 온돌방에 앉은 사람 같이 마음까지 훈훈해 지는 것은 왜일까요.
    여전히 건강하게 행복한 삶을 영위하시리라 여기며
    새해엔 활짝 꽃 피어나는 일들로 가득하기를 빕니다.
    고산님!
    한해가 다시 문을 여는데 1년이 지난 후에 어떤 열매들을 따게 될지
    벌써 제 자신에 대한 기대를 높이며
    부단히, 성실하게, 하루하루가 내 일생의 소중한 날들임을 생각하면서 
    잘 활용하고 귀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옹배기불이 있는 정경도 그려보며 
    고산님의 귀한 글귀들이 막 안으로 치닫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마음 보내심을 감사하오며 가정에 기쁨과 즐거움 가득한 행복이 늘 강물되어 흐르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만사형통하소서.
     
  • ?
    그 이야기 2009.02.18 09:27
    바람날개를 타고 펼쳐진 대지 위를 날았습니다.
    가슴에 무한의 기쁨이 차올라 숨이 턱턱 막히도록 그는 행복했습니다.

    잡아보라고/ 손목 한번  주지 않던 사람이/ 그 손으로 편지를 써서 보냈다오/ 옥바라지를 하고 싶어요 허락해주세요.//
    이리 꼬시고 저리 꼬시고/별의별 수작을 다해도/ 입술 한번 주지않던 사람이/
    그 입으로 속삭였다오 면회장에 와서/기다리겠어요 건강을 소흘히 하지 마세요//…

    여자는 옥바라지를 시작하죠.
    "지금은 그대 사랑만이 / 나를 살아 있게 한다. "그는 말하죠.
    누군가를 사무치게 그리워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들을 위해 울어 줄 수가 없을 테죠.
    운동권 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의 두 연인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시인 중의 한사람인.
    그 시인 김남주.
    모처럼 이렇게 일상에서 살아있는 느낌 속으로 가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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