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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을 다녀와서....

by 황차연 posted Feb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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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삼천리~

걸쭉하게 막걸리 한잔 걸치고 구성지게 불러보는 흘러간 옛 노래의 주인공

김삿갓의 고향인 강원도 영월을 찾아 갔다.

“영월”이라는 이름에서부터 산수가 수려한 느낌이 들고 뭔가 깊은 사연이 있을 것만 같다. <강원도 아리랑>의 한 대목에 나오는 정선에서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영월에 도착하니 밤8시가 지났다.

읍내에서 눈에 보이는 대중음식점에 들어가 저녁을 시켰다.

도시 같으면 한창 식사시간일 텐데 식당 안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가 마지막 손님인가보다.

전라도 전주에서 이곳까지 여행을 왔다는 말에, 친절한 주인아저씨는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당신이 알고 있는 이곳 관광지를 자세히 소개해 주셨다.

오늘은 피곤하여 일찍 숙소에 들러 휴식을 취할까 했는데 이곳 영월 봉래산 위에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는 천문대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큰 망원경이 있는 유명한 곳이라며 꼭 한번 구경하란다.

그가 가르쳐 준대로 차를 몰고 봉래산으로 향했다. 해발 약800m에 해당하는 산 정상은 멀리서 보아도 꽤나 높게 보였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망원경을 통하여 바라본 밤하늘의 별들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호기심에 말띠 고개 같은 산을 돌고 돌아 정상에 도착했다.

높은 고지에 올라보니 싸한 밤공기가 온몸을 감싸고 돈다.

망원경 관측소에 올라가기 전에 하늘에 가까운 곳에 있는 별들을 바라보니 오늘따라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밤하늘의 별들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고 산 아래 마을 영월읍 야경은 밤하늘의 별들의 향연에 질세라 아름답고 휘황찬란하다.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별자리을 바라보며 자신과 공동체의 운명을 점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 슬픈 사연을 만들어 내며 희, 노, 애, 락을 함께 하였을까!

아니, 밤하늘 어디엔가 자신의 별이 꼭 하나씩 있다고 믿었는데 나의 별은 어디쯤 있을까!

은하수 건너편 견우별 곁에 아니면 직녀별 곁에...

4층에 있는 관측소에서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망원경으로 별자리들을 바라보았는데 기대했던 것 보다 조금은 실망스럽다.

역시 밤하늘의 별자리 관측은 여름밤 고향마을 마당에서 멍석위에 누워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제 맛이 난다.

별자리 관측을 마치고 산에서 내려오니 10시가 조금 넘었다.

적당한 숙소를 잡아 피곤한 몸을 누이나 잠은 쉬 오지 않아 몸을 뒤척인다.

내일은 단종의 슬픈 사연이 깃들어 있는 청령포를 찾아가야지

사극드라마나 영화에 단골메뉴로 등장한 단종애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의 속성은 같이 나눌 수 없어 독점 하는 것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민족은 역사의 어리석음을 반복한다고 했던가!

지금 지구촌 건너편 아프리카 중동지역은 독제자를 몰아내기 위한 민중항쟁으로 숱한 인명이 살상되고 내전 상태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도 군부독제를 종식시키고 민주투사들의 핏 값으로 오늘의 민주화를 이뤄 내었는데 권력을 독점 하고자한 속성대로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청령포는 육지인데도 절해고도와 같은 곳으로 어쩜 유배처로 이처럼 적합한(?)곳이 있을까 생각이 든다.

단종임금은 학문에 조예가 깊고 효심이 깊은 아버지 문종이 병약한 까닭에 일찍 승하하자 12세의 어린나이로 왕위에 올라 정사를 살피게 되었는데 그는 권력을 장악하기엔 너무나 어린나이였고 주변 환경도 만만치 않았다.

왜냐하면 조선조에서 가장 성군으로 추앙받고 있는 세종대왕에겐 여러 아들들이 있었는데 모두가 범상한 인물이 아닌 걸출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혈안 되어 있었다.

특히 숙부 수양대군을 비롯한 안평대군 금성대군이 대표적 인물인데 피 튀기는 쟁투 끝에 모든 권력은 수양의 손으로 넘어가고 예나 지금이나 아첨 모리배들은 권력에 기생하여 부귀와 영화를 누리고자 반인륜적인 행위도 서슴치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다 썩어 문들어진 것은 아니었으니 의를 생명보다 귀한 것으로 아는 살아있는 양심 있었으니 성삼문을 비롯한 사육신과 생육신이니 후세에 사람들은 그들을 진정한 선비라 추앙한다.

단종은 모든 권력을 수양대군에게 물려주고 상왕으로 물러나 감금상태로 있다가보위 3년만에 사육신 복위사건의 실패로 인하여 노산군으로 강등되어 강원도 영월 지금 청령포에 유배 된다.

청령포엔 단종이 망향의 한을 달래며 앉아 있던 곳에 수령 육 백년된 노송이 무심한 세월을 말해주듯이 자리 잡고 있다,

유배시킨 것만으로는 안심이 안 되었던지 수양은 금성대군의 복위사건을 빌미로 끝내 사약을 내려 사살시키고 만데 단종의 나이 17세,

꽃다운 나이에 한 많은 세상과 작별을 고하고 말았다.

단종을 죽여 그 시신을 강가에다 내다 버리고 누구든지 그 시신을 수습 하는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엄명이 떨어져 감히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데 평소에 그 성품이 강직하고 단종의 억울함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호장 엄흥도가 밤에 자신의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준비한 관을 가지고 와서 시신을 수습하여 지게에 지고 갔더란다.

거기에는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온다.

적당한 장지를 찾기 위해 산속을 헤메이고 있는데 때는 추운겨울이라 눈이 쌓여 어디가 적당한 장지인지 알 수 없었는데 한 곳에 지게를 받쳐놓고 잠깐 쉬고 있으니 바로 앞에서 노루가 벌떡 일어나 뛰어 가더란다.

노루가 앉아 있던 자리였기에 그곳엔 눈이 없었고 다시 지게를 지고 일어 나려닌까 지게가 땅에서 떨어지지 않아서 그곳이 임금의 묘자리구나 생각하여 평장으로 하고 훗날을 위하여 표시만 해 두었다는 것이다.

역사에서 가정은 무의미 한 것이지만 만약 평범한 사대부가문 자녀로 태어났다면 그는 이와 같은 권력 다툼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편안한 삶을 살았을 텐데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는 운명의 굴레를 씌고 이와 같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슬픈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월시내를 관통하여 흘러가는 동강은 오늘도 청령포를 휘감아 돌고 돌아 머나먼 바다로 향해서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나 또한 강물처럼 발길 닫는대로 정처없이 흘러서 떠나간다.

영월이여 안녕히~

전주에서 황차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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