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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저기

지가 날마다

님의 고운 모습은 몰래 훔쳐보고 있답니다.

 

단지

지 마음 속에 또 다른 님이 꽉 담겨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뿐!

 

또 다른 님을 바라보는 저의 심경을 아래의 글로 대신합니다.

 

 

10: ‘그러니까 조심해!’

 

 

지난 일요일에 나의 결혼기념일이라고 만나고는 주중에는 이런 저런 일로 바빠서 일주일동안 보지 못했던 해은이가 토요일에 우리 집에 왔다.

마침 딸네미도 토요일이라고 돌을 갓 넘긴 외손자를 데리고 놀러 왔는데 그네들(해은이와 외손자)4촌지간인지라 피가 통하는지 잘 어울렸다. 외손자는 누나 뒤를 졸졸 다라 다니고, 해은이는 동생을 위한다고 행동을 하지만은 서로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넘어지고 부딪쳐서 울기도 하였지만. 저녁쯤에 외손자가 가면서 바이바이를 하니 해은이도 손을 흔들면서 바이바이~ 잘 가! 내일 만나!”한다. 어린이 집에서 헤어지는 학습을 한 모양이다.

 

저녁에 발가락의 무좀을 치료하고자 소독을 하고 약을 바르고 있는데 해은이가 옆에 와서 할아버지, 아파?“하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그러니까 조심해!“하고 걱정을 해 준다. 조심하지 않아 다친 것으로 이해하며 할아버지를 걱정해 주는 우리 이쁜 해은이의 마음. , 이런 것이 행복일까?

 

언젠가도 밝혔지만 우리 해은이는 엄마하고 같이 놀고 자는 것보다 이 할애비와 같이 놀고 자는 것을 더 좋아한다.(실제로 그런지는 모르지만)

오늘도 해은이는 우리 집에서 자기로 하였다. 해은이 아빠가 무슨 일로 병원에 입원해 있어 오늘과 내일은 우리가 데리고 있기로 한 것이다.

 

해은이가 오면 늘 그러하듯 곰 세 마리엄마 돼지 아기 돼지동요를 반복으로 틀어주다가 장난으로 해은아, 집에 가서 엄마하고 같이 코 해야지!” 했더니 역시나 아니, 싫어!”하고 대답한다.

 

그럼 할아버지 집에서 잘 거야?”

아니!”

그럼 어디서 잘 거야?”

코 안하고, 할아버지하고 놀 거야!”

 

이렇게 할아버지하고만 놀고 싶다던 해은이는 나의 품에서 늦은 저녁밥을 먹다가 입에 밥을 넣은 채로 스름스름 졸더니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2015.03.07.)

 

 

 

11: ‘김고집 아니면 최고집

 

모처럼 아무 일이 없는 일요일. 아니 모 세무사의 아들 결혼식이 있지만 축의금만 전달하고 가지 않기로 마음먹어 아무 일이 없는 것이다. 하여 어제 우리 집에서 잠을 잔 해은이와 날씨가 따뜻하고 쾌청하니 봄바람을 쐬러 가기로 작정하고 딸네미를 같이 가자고 불렀다. 해은이와 우리 부부, 그리고 딸네미 모자 이렇게 우리 다섯은 멀지 않은 담양으로 봄나들이를 간 것이다.

 

담양의 국수 거리에서 국수로 점심을 때우고 산책을 하는데 주변에는 어린 아이들을 유혹하는 장사치들이 많이 있었다. 해은이도 바람개비가 달린 풍선을 사 달라고 한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해은이에게 이것을 사 주면 연우(외손자 이름)도 이것을 사 달라고 할 것인데!’라는 생각으로 해은이를 달래 솜사탕 두 개로 협상을 하였다. 해은이 손에 솜사탕 두 개를 들리고 앞서 간 집사람 일행과 만나니 뜻밖에도 연우의 손에 바람개비가 달린 풍선이 들려 있었다.

 

공원의 벤치에 앉아 솜사탕을 먹고 난 해은이가 드디어 작전을 개시한다. 즉 연우의 손에 든 풍선을 뺏어들고 뛰어 다닌 것이다. 연우가 자기의 것이라고 달라고 떼를 써도 들은 체도 않고 도망 다니니 이제 겨우 뒤뚱뒤뚱 오리걸음인 연우는 죽어라고 울어대고.

보다 못한 내가 해은이에게 다시 사 준다고 하면서 동생에게 되돌려주라고 해도 씨가 먹히지 않는다. 결국 연우 엄마가 연우를 않고 그 자리를 피해버리기에 내가 해은이에게 해은이가 이렇게 할아버지 말을 듣지 않으니 이제부터 할아버지는 해은이하고 놀지 않을 거야!”하고 협박성 말을 했는데도 해은이는 마음을 돌려먹지 않는다. 결국 해은이는 혼자 놀아라, 할아버지는 할머니랑 연우랑 놀거야!”하고는 나의 몸을 숨겼다.

심각해진 해은이는 그래도 할아버지를 찾지 않고 땅만 내려다보고 있다가 드디어 행동을 개시했는데 그 결정은 결국 혼자 놀기였다.

 

혼자서 바람개비를 들고 이리저리 달려 다니는 해은이를 몰래 숨어 조심스레 지켜보고 있는데 먼저 간 집사람에서 지금 자전거를 빌려서 타고 있으니 빨리 오라!’는 전화가 온다. 결국 내가 해은이에게 모습을 드러내고 해은아, 자전거 타러가자!”고 하니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듯 맑게 웃으면서 이거, 연우 줘!”한다.

가족용 자전거로 해은이와 연우를 앞에 태우고 한 바퀴를 돌고 와서 집으로 되돌아오는 길에 나와 집사람은 해은이의 고집에 대해서 김고집이다!’ 아니 최고집이다!’라고 왈가왈부했는데 이런 말의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해은이는 찻 속에서 잠이 들어버렸다. 혼자서 저 맘껏 뛰놀았으니 피곤하기도 하겠지!

 

집에까지 와서도 한숨을 늘어지게 자고 일어난 해은이가 할아버지, 미끄럼틀

타러 가자!‘고 한다. 해은이가 통화를 할 때마다 미끄럼틀 타고 싶어!‘한 것을

날씨가 따뜻해지면 같이 타러가자고 했던 나의 대답이 생각난 모양이다.

해은이와 놀이터에 가서 미크럼틀 타기, 그네 타기 및 시소 타기를 같이 하는데 차츰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기온이 내려가니 해은이가 콧물이 흘리기 시작한다. 하여 그만하고 집에 가자고 해도 싫어, 더 탈 거야!‘ 라며 고집을 부린다. 그놈의 김고집인가 최고집인가가 다시 발동한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우리 해은이의 고집은 최고집이 아닐까?????(2015.03.08.)

(참고로 산 김가 셋이 죽은 최가 하나 못 당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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