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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2015.01.26 09:30

10. 세고취화(勢孤取和)

 

 

나의 돌이 상대편 세력 속에 고립되어 있는 경우에는 빨리 안정하는 길을 찾으라는 뜻으로 9.의 피강자보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라는 자아가 없다면 우주만물의 모든 것이 내게는 의미가 없는 것처럼 나의 돌이 죽으면 바둑도 거기에서 끝난다.

, 내가 살아 있어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기에 확연히 내가 불리할 때는 어떤 방법으로든지 살아야만 한다.

그 사는 방법으로는 먼저가 화평을 청하는 것이지만 그도 안 될 때는 도망이라도 가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의 예를 들면 초한지에서의 한신은 위급할 때 동네부랑아의 가랑이 밑을 기어나가 죽음을 면했고(화평을 청함), 삼국지에서의 조조는 적벽대전에서 대패하고 관운장에게 목숨을 구걸해 가며 사지를 벗어난 것(도망을 침)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손자병법의 마지막인 삼십육계(三十六計)가 주위상(走爲上:도망가는 것이 최고)이라고 했던가?

 

목숨을 구걸할 수가 없어 치사하게 사느니, 싸우다 죽는 것이 낫다면서 무조건 싸우려하는 것은 보통의 사람들이 취하는 만용일 따름이다. 원대한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순간의 불편이나 굴욕은 참고 넘어가는 것, 곧 그것이 진정한 용기라고 할 것이다. 잘 알려진 바둑격언인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도 이 세고취화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위기십결을 나름대로 정리해 봤다.

이렇게 정리하는 도중에 위기십결을 생각해 가면서 실험적으로 인터넷바둑도 많이 두어봤다. 의식적으로 위기십결을 생각해 가면서 두는 바둑과 그렇지 않은 바둑의 차이를 느껴보기 위한 것이 실험의 목적이었다.

 

많은 차이는 아니지만 분명히 승률이 좋아졌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 글을 쓰기 전에는 인터넷바둑인 오로에서 4단과 5단을 오르내리는 실력인 내가 이 글을 쓰는 동안에는 한 번도 4단으로 강등은 되지 않고 5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 의식적으로 위기십결을 염두에 두고 바둑을 두었음에 기인한 것이리라!

 

그러나 진짜로 중요한 것은 위기십결이 우리의 무의식상태에서 작용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하고 위기십결을 의식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혼동이 와서 뒤죽박죽이 된다. 운동선수들이 똑 같은 동작을 수없이 반복적으로 연습을 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무의식적으로 몸이 먼저 반응을 하게 하기 위한 것처럼, 우리가 바둑을 두거나 인생을 살면서 언제든지 위기십결의 의미가 무의식적으로 반응할 수 있도록 또 생각하고 생각하며 연습해야 할 것이라고 감히 주장하면서 연재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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