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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무등기우회 대회 요강

 

 

8월의 휴가철을 이용하여 고향인 금산에서 바둑대회를 개최함은 가족과 함께 고향의 정을 느끼며 휴가를 즐긴다는 점과 더불어 아직까지 바둑의 불모지인 고향 금산에 바둑에 대한 관심을 고취시킨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할 것임.

 

- : 201581~ 2

 

- : 청석 소재 해돌마루 및 생태숲공원

 

- 게임방법 : 추후 결정

 

- 참가예정자 : 명남수, 강창구, 최재한, 진점규, 김문태, 김철용,

양순권, 노규학, 마연식, 추부열, 배향묘, 이방호

(기타 : 이기복, 김흥석 등 참가 희망자)

 

- 예상경비 : 2,200,000

 

숙박료 : 350,000(기 지불)

식 대 : 1일 저녁 20*20,000 = 400,000

2일 아침 200,000

2일 낮(전복 및 회) 500,000

기 타 : 서울여비 100,000

간식비(술 음료 등) 100,000

우승 및 준우승 트로피 200,000

우승 및 준우승 상금 150,000

기타 예비비 200,000

 

- 경비 충당 방법

참가 회비 : 1,200,000

회비 잔액 : 1,280,000

기타 찬조금 : ??????

  • ?
    하수 2015.05.19 15:16

    회원들과 향우님들 그리고 애기가 여러분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하여 다시 공지합니다.

  • ?
    하수 2015.05.19 15:20

    이미 공지한대로 이번부터는 서봉수의 경이적인 '진로배 9연승' 에 얽힌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서봉수의 진로배 9연승!

     

    서봉수가 불멸의 대신화!로 불리우는 진로배 9연승의 기록을 달성한 제5회 진로배 세계바둑최강전의 막이 오른 것은 19961210일이었다.

    진로배는 한일 세 나라에서 각 5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이긴 사람이질 때까지 싸우는, 이를테면 차륜전이었다.

    5회 진로배에 출전한 우리 대표팀은 조훈현서봉수이창호유창혁김영환 이렇게 5명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부산의 신동으로 불렸던 김영환이 선봉인 제5장을 맡았고, 서봉수는 제4장이었다.

    대회가 시작되면 각국은 자국의 선수 오더를 제출하는데, 그때의 오더는 대개 객관적인 전력, 간단히 말해 성적순인 것이 보통이었다. 우리 다섯 명 중에서는 김영환이 비교적 약체였고, 그 나머지는 4인방이었다. 4인방에서도 내부의 서열이 있었다. 주지하는 대로 이창호,조훈현,유창혁,서봉수의 순서였다. , 처음에 제출하는 오더가 불변의 것은 아니었다. 상황에 따라 다음 출전 선수의 순서를 바꿀 수가 있었다.

     

    어쨌거나 서봉수는 4인방 중에서는 서열이 제일 낮아 제2장을 맡게 된 것이었는데, 운명적이게도 그것이 서봉수에게 일생일대의 광영을 가져다 줄 줄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그 무렵까지, 서봉수가 각종 국제대회에 나가 올린 성적은 644422패로 65.6%의 승률이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중국 기사에게는 특히 경이로운 전적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로 그 전적은 15141패로 무려 93.3%의 승률. 전승에 가까운 것이었다. 일본의 요다가 한국 킬러였다면 서봉수는 최강의 중국 킬러였다.

     

     

  • ?
    하수 2015.05.20 21:12

    1. 익살과 계산속에서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서봉수가 바둑필자들과 우연히 어울린 기회가 있었는데 진로배가 화제였다. 서봉수는 제2회 대회 때에도 일본의 야마시로 히로시, 중국의 위빈, 일본의 이시다 요시오, 중국의 류샤오광 등을 차례로 격파하면서 4연승 행진을 한 바 있었다.

    (바둑필자) : "지난번에 4연승한 기록도 있으니까 이번엔 5연승이나 6연승쯤 하지 그 래요."

    (서봉수) : "그게 어디 내 맘대로 됩니까. 상대가 져 주어야지요."

    (바둑필자) : "서명인은 단판 승부에 특히 강하잖아요. 이건 매번 단판 승부라 서명인 에게 특히 유리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우승도 우승이지만 한 판 이길 때마다 대국료에다가 연승을 하면 연승 보너스도 있다면서요? 3연승이 면 1만 불, 거기서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만 불씩 더 붙는다는군요."

    (서봉수) : "그래요? 이거 계산을 한번 해봐야겠네."

     

    서봉수는 익살스럽게 웃으며, 짐짓 더듬더듬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봉수는 바둑필자들이 "에이, 무얼 그걸 계산을 해야 아느냐"고 하자 특유의 파안대소와 엄살로 좌중을 즐겁게 해 주었다.

    (서봉수) "아니에요. 바둑 둘 때 집계산하는 것하고 이건 또 달라요. 나는 원래 계산하는 것이나 암기하는 것에는 젬병이거든요. 집계산이, 그걸 못하면 바둑을 둘 수가 없으니 할 수 없이 하는 겁니다."

    서봉수는 그렇게 참으로 유쾌한 사람인데, 어쨌든 그날 바둑필자들은 공통적으로, 서봉수가 겉으로는 악동처럼 천진난만하고 익살스럽게 웃고 떠들고 했지만, 그 와중에서 속으로는 뭔가 작심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단순히 결과론적인이 아니었다. 바둑필자들 중에는 서봉수에 이상한 믿음 같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가 된다. 앞서 말했듯, 특히 단판 승부일 경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벼랑에 서게 되는 경우 서봉수는 불가사의한 괴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만한 이들은 알고 있었다.

    5회 진로배 개막전에서 한국의 선봉 김영환이 중국의 1번 타자 위빈에게 패했다. 2국에서 위빈은 일본의 톱타자 아와지 슈조를 꺾어 2연승. 위빈의 다음 상대가 바로 한국의 2번 주자 서봉수였다.

  • ?
    하수 2015.05.25 11:11

    2. 4연승이면 만족?

     

    서봉수는 중국의 위빈을 꺾고, 일본의 히코사카 나오토를 물리쳐 가볍게 2연승, 쾌조의 스타트를 보였다. 그러나 서봉수의 2연승을 대단하게 평가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를 비웃듯 서봉수는 세 번째 상대인 당시 중국 최고의 신성 창하오를 340수에 이르는 대접전 끝에 반집으로 보내 버렸다. 이것이 컸다. 그리고 그것이 서봉수 신화의 첫 번째 고비였다.

     

    계속해서 서봉수는, 이번에는 일본의 차세대 선두주자 야마타 기미오를 날려 버렸다.

    거기까지가 제5회 진로배의 1차전이었다. 서봉수의 4연승은 발군이었다.

    그러자 서봉수 다음을 얘기하며 잡담을 나누고 있던 한일의 검토실에는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어쩐지 예사바람이 아닌지도 모른다는 느낌들을 받고 있었다.

    순식간에 4연승까지로 휘몰아온 서봉수 바람은, 그 동안 여기저기서 가끔씩 보아오던 그런 돌풍이나 태풍과는 왠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만 1차전이 끝나자 사람들의 설왕설래는 거기서 끝났고, "서봉수 주의보"도 발령되자마자 곧 해제가 되었다. 다분히 토네이도로 변할 가능성을 보여 주기 시작했던 서봉수 돌풍도 잠시 전진을 멈추고 한국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모든 것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중국과 일본의 초일류들은 서봉수에 대한 경계를 풀고 각자 휴식에 들어갔다.

    4연승을 하고 돌아온 서봉수와 바둑필자들이 다시 만났다. 바둑필자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필자들) : "아예 서명인 선에서 끝내시죠. 여러 사람 가서 고생할 거 있나요?"

    (서봉수) : "나는 4연승으로 끝입니다. 모르죠. 한두 판 더 둘 수 있었으면 5연승이나 6연승도 할 수 있었을지. 그런데 이처럼 쉬었다가 또 두면 아마 안 될 거 에요."

    (필자들) : "그것도 그렇겠네요. 끗발이 살 때 휘몰아가야 하는 건데.... 한창 잘 나갈 때 화장실 갔다 오면, 그때부턴 안 되잖아요."

    화제는 갑자기 포커로 바뀌었고, 사람들은 앞 다투어 옛날에 자기가 얼마나 좋은 패로 당했는가, 형편없는 패를 갖고 어떻게 이겼느냐 하는 무용담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모두들 내심으로는 4연승 정도는 만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했다.

     

     

  • ?
    하수 2015.05.27 15:24

    당분간 외지 출장으로 글을 불규칙적으로 올려야 될 것 같습니다.

  • ?
    하수 2015.05.27 15:27

    3. 동요하는(?) 한국 진영

     

    1996년 세모인 1227.

    장소를 바꾸어 서울 힐튼호텔에서 제5회 진로배 2차전이 개막되었다. 관심의 초점은 당연히 서봉수의 연승행진이었다. 이미 4연승을 올리고 있는 서봉수가 앞으로 몇 승이나 더 추가할 것인지?였다.

    서봉수 앞에 나타난 사람은 중국의 신진 천린신 9단이었다. 그러나 서봉수는 천린신을 불계로 꺾으며 5연승으로 치달았다.

    1228. 6연승의 무대에서 만난 사람은 왕리청. 이번에야말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나 왕리청도 이제는 이미 늘상 경험하던 돌풍이 아니라 가공의 광풍 같은 토네이도로 변해 버린 서봉수의 회오리를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루를 쉬고 1230, 서봉수는 중국의 중견 차오다위안을 맞이했다. 서봉수의 고전이었다.

    서봉수의 연승행진은 6연승으로 끝나는 것 같았다. 서봉수의 돌진에 갈채를 보내고 있던 사람들은 서봉수의 연승이 끝나는 것을 진정으로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승부의 여신은 바둑이 그대로 차오다위안의 승리로 끝나는 것을 내버려두지를 않았다. 차오다위안은 이번 최강전의 히어로 서봉수를 내가 꺾는다는 것에 너무 흥분을 했다. 흥분한 바둑이 그대로 무사히 갈 리가 없었다. 서봉수는 차오다위안의 종반 실착을 놓치지 않았고, 대역전극을 완성시켰다.

     

    서봉수가 7연승으로 질주하자 한국팀 진영에서도 동요가 일어났다. 한국팀에는 아직도 조훈현 유창혁 이창호, 이렇게 세 사람이나 남아 있었다. 출전 오더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서봉수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어차피 서봉수가 다 끝내지는 못할 것이므로 천천히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사정이 전혀 달라진 것이었다.

    잘못하면 한 판도 두지 못하고 무대에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었다. 우승 상금이야 똑같이 배당을 받겠지만, 바둑을 안 두면 대국료는 없는 것. 대국료도 대국료지만 승부사로서 싸움터에 나와 한 판도 싸우지 않은 채 우승 상금을 배당받는다는 것은 따분하고도 어색한 일이었다.

     

    다음 상대는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조훈현9단이 먼저 투지를 과시했다. 유창혁도 나에게도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웃으면서 의사를 밝혔다. 이창호는 물론 말이 없었다. 이렇듯 한국팀 진영에서 즐거운 비명이 새어나오는 사이에 96년이 저물고 있었다.

    1231. 서봉수 9단은 아침에 기자들을 만나자

    ", 이거 오늘 같은 날도 바둑을 두어야 하니!"하며 짐짓 푸념을 했다.

    9단은 기자들과 커피를 마시며 평소와 같은 농담으로 가볍게 웃고 떠들었다. 8연승 결전장에 들어가기 전에 긴장을 풀려는 것이었지만, 그의 얼굴 한쪽은 여느 때와 달리 조금은 굳어 있었다. "자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서9단은 손으로 자기 목을 치는 제스처로 좌중을 다시 한 번 웃겨 주고는 대국장으로 들어갔다.

    상대는 한국 킬러라는 별명을 얻은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였다. 검토실의 바둑기자들이 진행담당자에게 "요다 9단이 오늘은 어때요? 뭐 특별한 건 없나요?" 라고 물었다. 뜻이 있는 질문이었다. 몇 년 전에 있었던 조훈현9단과 요다9단의 동양증권배 결승 5번기에서 요다 9단이 대국장에 귀마개를 하고 나왔던 것이 다시 화제가 되었다. 그랬었다. 아침에 대국장에 나타난 요다는, 난데없이 귀마개를 하고 있었다. 9단이 중얼거리는 것이 듣기 싫어서 그랬다는 것이었다. 아닌 게 아니라 조9단이 대국 중에 중얼거리는 것은 정평이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고, 중얼거리는 내용이 각양각색일 뿐, 대국을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마디 중얼거림도 없이 바둑을 두는 사람은 한일을 통틀어 이창호 한 사람 정도일 것이다. 그런 중에도 조9단의 중얼거림이 화려하고 요란하며 다양한 것은 사실이었다. 바둑이 무르익으면 일단 흥얼흥얼 노랫가락 흘러나오다가, 물론 큰 소리로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은 아니다. 잘 들리지도 않을 정도이다. 9단은 사실 매너도 아주 훌륭하고 깨끗한 사람이다. 그러다가 승부처에 이르면 자신도 모르게 "망했나!" "미쳤나!" "안 되나!" 등이 쉼 없이 반복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다가 그 정도를 못 견뎌 귀마개를 한 것은 아니었다.

     

  • ?
    하수 2015.05.30 17:59

    4. 서봉수 8연승 신기록

     

    조훈현9단은 사정이 좀 다급해지면 일본말로 중얼거리는 습관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식으로 말하면,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들어갈 나이까지, 10년 동안을 일본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9단이 "미쳤네!" "망했네!" "졌네!" ", 나는 바보야!" 등등을 한국말로 중얼거렸다면 요다도 별로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창한(?) 일본말로 중얼거리는 데에야 요다로서 신경이 곤두서는 것 또한 무리가 아니었을 것이다. 요다가 귀마개를 한 요절복통할 차림으로 대국장에 나타난 데에는 그런 말 못할 그 나름의 사정과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번에도 혹시 요다가 그 비슷한, 기상천외한 패션으로 등장해 관전객들을 즐겁게 해 주지나 않을까하고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인데, 대국장에 나타난 요다는 정상적인 차림이었다.

     

    바둑이 시작되자 요다가 바둑판에 바둑돌을 놓는, 아니 두들기는 소리는 대국장 밖으로도 울려 퍼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요다의 착점 소리 사이에는 공백이 길어지기 시작했고 그에 발맞추어 한국 진영에서는 조용한 흥분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다. 착점하는 소리 사이에 시간적 공백이 길어지는 것은 요다가 장고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요다가 장고를 하고 있다는 것은 바둑이 여의치 않다는 반증이다. 그렇다면 서봉수는 96년의 마지막 날인 오늘 세계대회 승발전 8연승의 대기록 아니 신기록을 수립할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조훈현9단과 유창혁9단을 쳐다보았다. 9단과 유9단은 농담을 주고받았다. 9단이 먼저 조9단에게 공을 던졌다.

     

    (유창혁) : "마무리는 조 국수님이 하셔야 하는데, 서 명인님이 저렇듯 혼자 다 끝내시 려고 하니 이거 문젠데요."

    9단의 순발력이 넘어온 공을 그대로 보낼 리가 없었다.

    (조훈현) : "바둑도 한 판 못 두고 돈을 받을 수야 없지. 그런 사람들은 은퇴해야 하 는 거 아니야. 우리 같이 은퇴해 버릴까?"

     

    그리고 마침내 서봉수는 8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대국장을 나서는 서봉수는 굳이 웃음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한국 진영에서는 "에이, 서 명인 너무 하네!" 하는 즐거운 질책이 쏟아지고 있었다.

    서봉수의 제8승은 반집이었다. 일본의 니코사카 나오토를 상대로 거둔 제2승과 중국의 창하오에게 빼앗은 제3승을 포함해 세 번째의 반집승이었다. 이제 남은 대국은 한 판이었고, 남은 사람은 서봉수와 마샤오춘 두 사람이었다.

     

     

  • ?
    하수 2015.06.01 18:31

    5. 화룡점정, 그게 뭐죠?

     

    해가 바뀌어 97221일 서봉수는 베이징으로 날아갔다.

    하루를 쉬고 23.

    서봉수는 쿤룬호텔 특설대국장 상좌에 지그시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떠나오기 전날, 바둑필자들과 어울리며 주고받았던 얘기의 한 토막이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서 명인, 화룡점정이란 말 아시죠?"

    "화룡점정이요? 몰라요. 그게 무슨 뜻이죠?"

    "화룡은 용을 그린다는 뜻이고, 점은 점을 찍는다, 정은 눈동자란 뜻이에요. 용을 그리면서 맨 마지막에 눈동자를 그린다는 것이지요. 혼신의 힘으로 정신을 집중해 용의 눈동자를, 점을 탁 찍듯이 그려 넣는 겁니다. 눈동자는 곧 생명이에요. 곧 무슨 일을 할 때 최후의 순간에 결정타를 날림으로써 작품을 멋지게 완성한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나더러 마샤오춘마저 이겨 버리라 그런 말이군요!"

    ", 아니랍니까!"

    화룡점정! 나는 오늘 용의 눈동자를 그려 넣으려고 왔다.

    마샤오춘! 중국 제일인자이고, 사실 바둑도 참 잘 두는 청년이지만, 그러나 마샤오춘에게는 왠지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내가 무서워하는 사람은 조훈현과 이창호 뿐 아닌가. 그 두 사람 외에는 누구라도 만만히 나를 이겨 가지는 못하리라. 그러나 마음을 비워야 한다. 승부란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 이기려고 해서 이기는 것도 아니고, 지려고 해서 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실수를 하면 마샤오춘이 이길 것이요, 마샤오춘이 실수를 하면 내가 이길 것이다. 헹가래를 받았던 추억은 까마득하다. 쓸쓸히 돌아섰던 기억은 생생하다. 그게 이상하다. 영광과 기쁨은 세월과 함께 시들어 가는데 나락과 고통은 시간이 흘러도 새록새록 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마샤오춘이 들어왔다. 돌을 가리니 서봉수가 흑이었다.

     

  • ?
    하수 2015.06.01 18:32

    6. 11억 원의 광고효과

     

    서봉수는 마음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긴장한 것은 오히려 마샤오춘인 것 같았다. 바둑은 잘 풀려 나갔다. 중반에 접어들면서 반상에는 파도가 높아졌다. 거대한 바꿔치기가 이루어졌다. 그 바꿔치기로 바둑판은 결정이 되어 버렸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한국 팀은 마음껏 축포를 쏘아 올렸다. 조훈현과 유창혁, 이창호도 자신들이 바둑을 둘 수 없게 된 것을 아쉬워할 계제가 아니었다. 일본팀과 중국팀도 진심으로 축하를 했다. 9연승이란 것은 승률 1%보다도 값진 것이라면서 서봉수의 업적에 박수를 보내는 것에 인색치 않았다.

    이렇게 제5회 진로배는 모두 11국으로 막을 내렸다. 11국 가운데 2승은 중국의 위빈이 거둔 것이었고, 나머지 9승이 서봉수의 것이었다. 명실상부하게 서봉수의 독무대였고, 그 와중에 일본팀은 5명이 나와 한 판도 건지지 못하면서 고스란히 제물이 되었다. 9연승으로 서봉수는 우승 배당금 25백만 원에 연승보너스 7만 달러와 아홉 판의 대국료를 포함해 14천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 조훈현과 유창혁과 이창호는 무대에 올라가지도 않고 25백만 원씩을 배당 받으며,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다!”면서 겸연쩍은 웃음들을 웃었다.

    이때의 아무도 예상 못했고, 만화나 소설, 영화에서조차도 터무니없고, 십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그게 정말이었을까?' 도시 믿을 수가 없는 전설 같은 서봉수의 9연승으로 한국은 진로배의 전신이었던 SBS 세계최강전까지 계산해 여섯 번의 대회를 전부 독식하는 기록도 세우게 되었고 이때의 빛나는 서봉수의 大神話로 한국은 십 수 년 간 수십 개 수십 번의 세계대회를 독점우승하며 다른 나라가 감히 엄두도 못 낼 극강성을 구가하며 전 세계의 바둑패권을 독패호령하는 圍棋皇國 구름계단으로 가는 또 하나의 강한 기폭제와 큰 이 되어주었다.

    (당분간 여기를 못 들를 것 같아 두 편을 한꺼번에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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