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철용2015.01.19 14:06

6. 봉위수기(逢危須棄)

 

 

바둑을 한 수 한 수 두어가며 흑백의 돌들이 어우러지다보면 곤마(困馬 : 고립되어 잡힐 위험이 있는 말)가 하나, 둘 또는 그 이상 생기게 마련이다.

바둑은 이 곤마를 어떻게 처리하는가에 따라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하수일수록 그 곤마에 미련을 갖게 되어 아무런 전략이나 전술도 없이 오직 그 곤마를 살리기 위해서 질질 끌고 다니다가 더 큰 희생으로 바둑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애당초 곤마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어차피 아마추어인 우리들의 바둑에선 곤마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 곤마가 생겼을 때 그 곤마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가 오늘의 주제인 봉위수기이다.

 

당신은 그 곤마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이때는 다시 한 번 판 전체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이 곤마의 생사가 전체의 판에 미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이 곤마만 살리면 바둑은 이긴다, 다시 말해 이 곤마가 죽으면 바둑이 진다.

2. 이 곤마를 잘 이용하면 다른 곳에서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3. 이 곤마를 살리기 위해선 다른 곳에서의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4. 이것도 저것도 불확실하여 애매모호하다.

 

1.의 경우라면 당연히 죽음을 불사하고 살려야 하겠지요.

또한 2.의 경우라면 사석작전으로 다른 곳에서 이득을 취해야 할 것이다.

3.의 경우라면 이 곤마를 죽이고 신천지를 개척하는 결단을 내려야 되겠는데

4.의 경우라면?????(이 경우는 나도 모르지만 손을 빼는 것이 어떨지요?)

 

이렇게 살릴 수가 있지만 그 이상의 희생이 따른다면 미련 없이 그 곤마를 버리고 다른 곳에 집중하는 것이 승부를 위한 최선책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이 곤마를 살리고 나서 생불여사(生不如死: 살아 있음이 차라리 죽는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몹시 괴롭고 어려운 처지에 빠져 있음을 이르는 말)라고 자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런 곤마를 처음부터 만들지 않아야 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곤마가 생겼더라도 3.이나 4.의 상황까지 가기 전에 빠른 결단을 내려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것!(차암, 말은 쉽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은 자의든 타의든 내가 선택한 결과다. 그러나 나의 선택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니어서 당초의 나의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나의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깨닫는 순간 과감히 기존의 선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봉위수기의 정신이다. 살기 위해서 곤마를 계속 키우다가는 내 인생 전체를 그르칠 수도 있는 일이니까.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이미 투자한 금액이 있다고 그게 아까워서 명확한 미래가 보이지 않고 손해가 예상되는데도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투자를 하다가는 더 큰 손해를 떠안게 될 수 있음을 생각하며,

위험에 처한 도마뱀이 제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지혜를 봉위수기(위험을 만나면 모름지기 버릴 줄 알아야 한다.)로 대신 설명해 봤다.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