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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용2015.01.14 09:42

3. 공피고아(攻彼顧我)

 

 

이제부터는 전체와 부분전술의 결합이다.

물론 전체는 한 판의 바둑이요 나아가 우리의 인생이고, 부분전술은 한 판의 바둑이 끝날 때까지의 연장선상에서 순간순간의 결단이다.

 

바둑을 두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한 판의 바둑이 진행되는 동안 매번 수비(양보)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 어떤 때는 공격을 해서 이득을 챙겨야 하고 또 어떤 때는 집을 지키기 위하여 수비를 해야 한다.

 

여기서 잠깐!

 

잘은 모르지만(내가 느끼는 범위 안에서) 우리나라의 유명 프로기사들의 바둑스타일을 나름대로 열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조훈현 : 발 빠른 행마와 흔들기(바둑황제의 면모가 지금도 살아있다)

서봉수 : 된장 바둑의 집념과 끈기(진로배 세계대회 9연승의 신화를 쏘다)

유창혁 : 세계 최고의 공격수(요즘의 바둑에는 잘 먹혀들지 않는다)

이창호 : 90점짜리만 두는 천재기사(끝내기의 새 지평을 열다)

이세돌 : 빠른 수읽기로 난전에 강함(난타전으로 불리한 바둑을 역전시킴)

박정환 : 큰 실수를 하지 않은 작금의 1인자(아직 바둑에 별다른 특징이 없음)

(여기서는 우리나라 기사만 열거했고 일본과 중국의 기사들 중 특색 있는 분들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소개할 것임)

 

위에서 나는 유창혁을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고 소개했고 이창호를 끝내기의 새 지평을 열었다라고 소개했지만 다른 기사들이 이들보다 공격력이 약하고 끝내기를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유창혁은 바둑의 틀을 짤 때(포석) 다음의 공격을 염두에 두고 운석을 하며, 이창호는 날카로운 100점짜리 수 보다는 화평을 부르는 90점짜리의 수로 일관하여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거나 끝내기로 판을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호랑이가 한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도약할 때도 온 몸의 힘을 한데 모아 도약하듯이 남의 돌을 공격할 때는 먼저 나의 돌을 강하게 하여 놓고 공격해야 한다는 것이 오늘의 가르침이니 이를 우리네 인생에 대입시켜 보면 아래와 같지 않을까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을 방어하려는 무의식적 본능 때문에 좋지 않은 결과에 대하여는 남의 탓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고 나서 평가를 했더니 기대 이하의 점수가 나왔다고 하자.

이 결과에 대하여 아마도 교사는 자신의 수업 방식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가르친 학생들의 수준이 낮아교육의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교사가 학생들의 수준이 낮다는 것을 안다면 그 수준의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업을 했어야 하는 것이 교사의 책무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공피고아라는 말을 되새겨, 남을 공격()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부터 돌아보는(공고히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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