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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동정(桐井) 원래는 산골 안에 금(金)이 매장된 마을이 있어 古羅金(고라금)이라 부르다가 마을 앞 연못가에 오동나무가 있고 그 밑에 있는 바위에 솟는 샘이 있다하여 동정이라 불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래 동정, 신정, 성치가 한 마을이였는데 인구가 증가됨에 따라 성치, 신정마을로 분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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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초하루 전 날 밤이면 어머니는 안개처럼 조용히 기다리곤 했어요.

서울 간 큰누나가 개선장군처럼 마당에 들어설 때까지... 잠도 자지 않고, 신작로 먼지 이는 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어요.
그럴 때면 달빛도 조심조심 숨죽여 들어왔지요. 어머니와 나는 하늘의 손톱 달에 담빡 마음을 빼앗기곤 했습니다.

"아가, 인쟈 설날잉게 한 살을 더 먹는 것이여. 오메, 달 좀 봐라야. 곱디고운 것이...... 징하게 예쁘고만." 두런두런 밤바람도 비껴가던 밤, 설레는 마음을 토닥이며 곁에 누우면 어머니에게선 구수한 시루떡 냄새가 났습니다. 정월 초이틀 전, 깨끗하고 하얀 떡을 뽑기 위해 어른들은 긴 줄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새벽바람을 맞아 볼이 빨개진 내가 곱은 손을 비비며 어머니 뒤를 따랐지요. 밤새 담근 흰쌀을 곱게 빻아 머리에이고 서리 맺힌 동구를 어머니가 훅훅 입김을 뿜으며 걸어옵니다. 광주리를 덮은 명주천을 걷어 내면 구수한 가래떡 냄새에 단물이 고이곤 했어요. 새벽이 열리면 시골집 마당엔 도시로 나간 누나,동생
들이 새치름한 조카들을 하나씩 몰고 들어왔습니다. 피곤하다면서도 서울 손님들은 이불을 사이에 두고 둥그렇게 모여 앉아 웃음입니다. 그새 어머니는 장독대로 달려가 얼려 둔 식혜며 떡 한 접시를 소복이 담아 오셨지요. 살얼음 동동 뜬 식혜는 추운 겨울날 먼 길 달려온 고단함을 한꺼번에 풀어주었을 거예요. 도란도란 지난 추억을 얘기하다 보면 문 밖으론 하얀 눈이 푸짐하게 쌓였습니다.

에써 찾아가는 고향길이 설레고 흥겨운 설. 올해는 자식들 걱정에 밤잠 설치시는 부모님 손을 오래도록 잡아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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